- 김 감독 안방 경기 출사표 던져
- 이대호 4번·최형우 5번 변경예고
- "한국에서 대회 열려 부담 커
- 매 경기 결승전이나 마찬가지"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김인식 감독은 "한국에서 대회를 해서 부담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감독 기자회견에서 4개국 감독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 김인식 한국 감독. 연합뉴스

김 감독은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A조 4개국(한국·네덜란드·이스라엘·대만) 사령탑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쁘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A조 1라운드는 6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한국은 6일 이스라엘,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경기를 치른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는 1, 2위 팀만 진출한다.

1, 2회 대회에 이어 세 번째 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모든 팀이 경계대상"이라면서도 한국 야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감독은 "대한민국 모든 야구 팬이 기대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로서는 기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대만 같은 강호들과 시합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A조에서 네덜란드를 사실상 최강팀으로 꼽았다. 그는 "4개 팀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아무래도 (미국) 메이저리그에 속해 있는 선수가 많은 팀(네덜란드)이 실력이 낫지 않은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 레드삭스), 안드렐톤 시몬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요나탄 스호프(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대거 포함돼 한국이 가장 경계하는 상대로 평가된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라며 "실수를 조금 더 하는 팀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대표팀의 투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그동안 한국 팀이 WBC에서 투수 성적은 비교적 좋았지만, 이번 대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늘 투수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는 중심타선의 김태균(한화 이글스)을 꼽은 김 감독은 나머지 중심타선 타자들의 타순 변화를 예고했다. 김태균은 3번 자리를 지키지만,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4번으로 앞당겨지고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5번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헨즐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과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한국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고려해 몸을 낮추면서도 2라운드 진출에 대한 욕심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야구는 모르는 것이다.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묄런스 감독은 "한국은 공격도 좋지만, 투수들이 특히 강하다고 본다. 승리하기 쉬운 팀이 아니다"고 한국을 평가했다. 궈타이위안 감독도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이다. 이번에도 좋은 경기력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국을 추어올린 세 감독은 그러나 2라운드 진출에 대해서는 양보 없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최고의 선수 9명이 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야구다. A조에서는 어느 팀이든 1위를 할 수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