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굴욕 박병호 보란듯 홈런
- 양키스 최지만도 첫 안타 신고

- 오승환, 한 경기서 홈런 2개 맞아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 나선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주말 동안 홈런으로 웃고 울었다.

박병호(왼쪽), 황재균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콧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와의 맞대결에 나선 새내기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6회초 3루수로 교체 투입된 그는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맞은 무사 1, 3루 찬스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으로 팀의 리드를 굳혔다. 전날 첫 출전 경기에서는 타석에서 삼진만 두 개 당했고 수비에서 실책까지 범했지만, 두 경기 만에 장타력을 과시했다. 두 경기 연속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곧바로 7회초 수비에서 교체된 그는 계속해서 험난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황재균을 비롯해 주전이 확보되지 않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절치부심하며 출국한 지 하루도 안 돼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전날 멀티히트에 이어 이날은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신고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타석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해와 다를 바 없지만 마음가짐에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시즌을 시작한 최지만(뉴욕 양키스)도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좌익수로 교체출전한 그는 9회초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쪽 2루타로 출루했고 후속타자의 안타에 홈을 밟으며 득점도 올렸다.

전날 첫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이날 출전하지 않았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팀의 시범경기 첫 일정에서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해외파 중 유일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선수인 마무리투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홈런을 얻어맞았다. 플로리다 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 3회말 등판한 그는 1이닝 동안 2피홈런 3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9경기에서 피홈런 하나만 허용했고, 정규 시즌에서는 팀 내 투수 중 가장 많은 76경기에 나와서도 다섯 개의 홈런만 허용한 데 비해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허용해 우려를 샀다. 오승환은 27일 귀국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적응 훈련을 이어가는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