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출전 의지 강하게 드러내
- 팬들 "허리 상태 심각한 듯" 의심

긴 공백기를 보내고 복귀한 타이거 우즈에 대한 기대감이 의구심으로 바뀌고 있다. 허리 상태는 어떤지, 재기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닌지 하는 물음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즈는 9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아랍에미리트 잡지 '비전(Vision)'에 실린 피터 도슨과의 인터뷰 소식을 올렸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몸 상태가 좋지는 않으며 예전과 같은 아주 좋은 상태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우즈는 "상태가 좋지만, 아주 좋지는 않다. 언제나 조금 아플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걸 드러낸 것이다.

그렇더라도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최악의 상태도 아니라는 것을 강력하게 밝히고 있다. 우즈는 "복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힘들고, 너무나 잔혹했다"며 "침대 밖으로 나올 때 도움이 필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부상 회복 시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골프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드러냈다. 우즈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지만 내가 티잉 업을 하는 한 나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는 여전히 오는 4월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나가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우즈의 바람과는 다르다. 오랜 공백으로 떨어진 실전 감각과는 별개로 우즈의 허리 상태가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우즈는 지난달 27일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17개월 만에 출전한 정규 투어 대회 복귀전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지만 팬들의 기대는 여전했다. 실전감각이 돌아오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지난 3일 유럽프로골프(PGA)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이유로 기권하자 우즈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게 식었다. 허리 통증 탓에 풀스윙을 하지 못한다는 우즈 측의 발표 후 "아픈 데가 없다"는 우즈의 말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스포츠의학 전문가는 이런 우즈의 상태에 대해 복귀를 서두르다 보니 몸은 준비가 덜 됐는데 마음이 앞선 탓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 제이 코핀은 우즈가 몸 상태를 속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우즈는 오랜 기간 허리 부상을 달고 있다. 우즈가 프로 데뷔 후 기권한 9차례 가운데 5차례가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우즈의 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오는 17일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대회 호스트인 우즈는 공식적으로 이 대회와 이어지는 혼다 클래식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즈의 팬들은 성적과는 상관없이 우즈의 출전 자체를 기다린다. 그렇지만 현재 상태라면 제네시스 오픈에 출전할지, 또 이후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