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6호골…평점 8.23점
- "멋진 골 나올 줄 나도 몰랐다"

두 달 넘게 침묵하던 손흥민(토트넘)의 득점포가 드디어 터졌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스완지시티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을 5-0 대승으로 이끌었다. 손흥민이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9월 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CSKA 모스크바(러시아)전 이후 67일 만이다. 리그 경기에서는 이보다 나흘 앞선 9월 24일 미들즈브러전 멀티 골 이후 71일 만에 골 맛을 봤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 자리 잡고 공수를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EPL 첼시전에도 선발 출전해 65분을 뛰며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으나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손흥민의 득점은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중앙에서 날린 슛이 스완지시티 수비에 맞고 다시 에릭센의 몸에 맞은 뒤 굴절됐다.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으로 파고들던 손흥민은 자신에게 공이 날라오자 그대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원더골을 터트렸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리그 5호 골이자 시즌 6호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후반 4분 해리 케인의 두 번째 골을 돕는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39분 델레 알리가 왼쪽 측면에서 침투하다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해리 케인이 키커로 나서 낮게 깔아 차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터진 손흥민의 골로 토트넘은 2-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이했다. 토트넘은 전반전 슈팅 수에서 스완지시티에 11-0으로 앞설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고, 후반전에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4분 만에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기록됐다. 손흥민이 중원에서 찔러준 알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질주해 들어간 뒤 수비를 제치려고 한 번 접는 순간, 이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케인이 슈팅하며 3-0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지난 10월 2일 리그 맨체스터시티전 이후 2개월여 만에 기록한 리그 3호 어시스트였다. 손흥민은 72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후반 27분 무사 시소코와 교체돼 나왔다. 토트넘은 후반 25분과 추가시간 에릭센의 연속골로 기분 좋게 5-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토트넘은 슈팅 수 28-1, 유효슈팅 수 15-0의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토트넘은 승점 3점을 보태며 지난 첼시전에서 맛본 리그 첫 패배의 쓴맛도 씻어냈다. 토트넘은 이날 첼시에 패한 맨체스터시티에 승점 3점 차로 좁히며 5위 자리를 지켰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손흥민에게 평점 8.23을 줬다. 멀티 골을 넣은 에릭센은 평점 10.00, 케인은 9.32를 받았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구단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골 장면에 대해 "에릭센이 슈팅을 때렸지만, 운이 좋게 내게 공이 와서 멋진 골을 만들 수 있었다. 기분 좋다"고 말했다. 슈팅 순간의 느낌을 묻자 "느낌이 좋아 골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렇게 멋진 골이 나올지는 몰랐는데, 득점을 기록해 기분 좋다. 그보다는 승점 3점을 챙긴 게 더 좋다"고 밝혔다. 이날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의 영어와 한국어 인터뷰 2개를 구단 SNS에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한국팬들을 위해 한국말로 답변을 추가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