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저주 걸린 안방서 3차전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가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월드 시리즈 2차전에서 시카고 컵스 1루수 앤서니 리조가 홈에 들어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월드 시리즈 2차전에서 컵스는 5-1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팀으로써는 가장 최근에 치른 월드 시리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1945년 10월 9일 이후 71년만에 거둔 포스트시즌 결승 무대에서의 값진 1승이었다. 당시 컵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3승째를 올렸지만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날 경기는 밤늦게 비가 온다는 예보로 한 시간 일찍 시작했는데, 이미 내린 비로 젖은 그라운드 상태가 변수였다. 특히 수비에서 연이어 실책을 기록한 홈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자멸했다. 2루수 제이슨 킵니스가 실책 두 개를 기록했고 우익수 로니 치즌홀이 타구를 따라가다 미끄러지면서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등 보이지 않는 실책도 겹쳤다.

컵스 선발로 나선 제이크 아리에타는 반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경기 당시 현지 기온은 6℃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하지만 아리에타는 말 그대로 '불꽃 투구'로 추위를 이겨내며 경기 중반까지 안타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5와 2/3이닝 1실점하는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중심타자들이 5안타 4타점 4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컵스는 1회부터 앤서니 리조의 적시타에 송구 실책이 겹치며 1루 주자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수비 도중 동료와 부딪혀 입은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뛰지 못하다 이번 시리즈에 복귀한 카일 슈와버는 3회와 5회 주자를 불러들이는 안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팀은 밀어내기 볼넷까지 얻어내며 5-0으로 앞서갔다. 클리블랜드는 6회 한 점을 만회했지만 전체적으로 타선이 부진에 빠지며 승부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컵스는 오는 29일 "이곳에서 더는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염소의 저주'에 걸린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필드로 자리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108년 만에 우승컵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경기에 정규 시즌 평균 자책점 전체 1위(2.13) 카일 헨드릭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