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루버 호투·페레스 멀티포 활약
- 안방서 6-0 꺾고 기선제압 성공

- NBA 캐벌리어스 우승반지 수여
- 연고팀 응원과 함께 개막전 대승

올해 클리블랜드로 우승 기운이 몰리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가 들썩였다. 퀴큰론스 아레나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 수여식이 진행됐다. '킹'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농구팀은 지난 시즌에 1970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들은 이어진 뉴욕 닉스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117-88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같은 시간, 걸어서 10분 거리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는 6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미국 프로야구(MLB) 인디언스의 시리즈 1차전이 벌어졌다. 클리블랜드의 우승 기운을 받은 홈팀은 시카고 컵스를 6-0으로 꺾고 한 해에 같은 연고지의 농구와 야구팀이 모두 우승하는 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클리블랜드는 선발투수 코리 클루버와 포스트시즌 들어 철벽 불펜을 구축한 앤드류 밀러와 코디 앨런이 정규 시즌 최다승(103승 58패)을 거둔 컵스 타선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았다. 타선에서는 안방을 책임진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가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컵스의 선발 존 레스터는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두 번이나 챔피언 반지를 낀 그를 공략한 건 이번 시즌 '가을야구' 무대에 데뷔해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였다. 팀 역사상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 세 경기 연속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그는 이날 첫 타석에서도 안타로 출루했다. 클리블랜드는 이어진 만루 상황에서 내야 안타로 린도어가 홈을 밟았고,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추가해 1회부터 2-0으로 앞서갔다. 홈팀은 홈런포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4회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이번 포스트시즌 첫 아치를 그리며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는 8회 2사 1, 2루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기록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클루버는 3회까지 아웃 9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6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삼진 9개를 기록한 그의 뒤를 이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최우수선수(MVP) 앤드류 밀러가 올라왔다. 밀러는 7회 무사 만루와 8회 2사 1, 3루 실점 위기에서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삼진 21개를 잡으며 무실점을 기록한 활약을 이어갔다. 마무리 앨런도 9회를 삼진 세 개로 틀어막았다.

이날 농구와 야구 경기장 앞에는 아이스크림 트럭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클리블랜드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르브론 제임스의 제안으로 업체가 무료로 제공한 선물이었다. 정규 시즌 아메리칸리그 홈 최다승(53승)의 기록에 농구 팀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클리블랜드는 27일 2차전을 벌인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