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찌 kt보다 좌석 점유율 낮아

프로야구에 '엘롯기'라는 말이 있다. 인기가 많은 구단이면서 성적은 부진한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묶어 팬들이 만들어낸 용어다. 이 '엘롯기 동맹'에도 균열이 생겼다. LG와 KIA는 올 시즌 4, 5위로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받았지만 롯데는 8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성적만큼 인기도 떨어졌다. 한때 국내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군림했던 롯데는 옛 영광으로 남게 됐다. 관중 수가 100만 명을 넘었던 것은 2012년(136만 명)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 떨어지는 성적과 함께 70만~80만 명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부산 야구에 다시 암흑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그냥 흘려버릴 말은 아닌 듯하다.

올해 사직구장을 찾은 총관중은 85만2639명, 평균 관중은 1만1846명이 들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해 바람을 일으키며 사상 최대 관중이 들어찼던 2008년 137만9000명, 평균 관중 2만1900명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구단별 관중 수를 따지면 롯데는 총관중 수 4위, 평균 관중 수도 4위다. 나쁘지 않은 수치 같지만 2만6000명을 수용하는 큰 구장이라 웬만큼 관중이 들어차지 않으면 휑하다. 더욱이 시즌 막판에는 4000명 내외의 골수팬들만 경기장을 지켜 사직구장이 텅 비어 보였다.

진정한 팬 충성도의 척도는 좌석점유율이다. 올해 사직구장의 좌석점유율은 44%에 불과하다. 절반도 못 채웠다는 의미다. 리그 성적이 꼴찌인 kt(46%)보다도 못한 10개 구단 중 최하위 기록이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광판과 조명을 LED로 바꾸고 시설도 손보는 등 부산 팬들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이에 반해 티켓값은 3년 동안 올리지 않고 동결했다. 하지만 홈팬의 관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관중이 찾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성적이다. 최다 관중을 기록했던 2008년 롯데는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았다.

'팬퍼스트'를 외치는 롯데 구단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안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