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가방 사건' 마음 고생 날려
- 펑산산 추격 따돌려 다승 3위에

장하나(24·비씨카드)가 '공항 가방 사건' 후유증을 털고 7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LPGA 투어 푸본 대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하나가 트로피에 입 맞추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장하나는 9일 대만 타이베이의 미라마르 골프 컨트리클럽(파72·6450야드)에서 열린 푸본 대만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장하나는 2위 펑산산(중국)을 1타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긴 슬럼프에 빠졌던 장하나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3월 HSBC 챔피언스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우승으로 장하나는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LPGA 투어 다승 부문 단독 3위로 나섰다.

장하나는 전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몰아치며 코스레코드 타이를 작성했다. 16언더파로 2위에 6타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장하나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번 홀(파5)부터 기분 좋게 버디를 잡은 뒤 5, 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지만 7번 홀(파3)과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고 펑산산에게 5타 차 추격을 당했다.

후반 들어 장하나가 파 행진을 하는 동안 펑산산이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10,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뒤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타 차로 따라붙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펑산산이 버디에 성공하며 한 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장하나가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1타 차 우승을 결정지었다.

장하나에게 몸과 마음의 짐을 날려주는 우승이다. 그는 지난 3월 이른바 '공항 가방 사건'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장하나의 아버지가 싱가포르 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놓친 가방에 부딪힌 전인지가 한 달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구설에 오른 장하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에 입원할 만큼 건강이 나빠졌다. 휴식과 회복을 위해 한 달 이상 투어 활동도 중단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우승으로 완벽한 복귀에 성공했다.

김효주(19·롯데)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세계 랭킹 4위 브룩 헨더슨(18 캐나다)과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