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주포 활용 골 기회 노려야

요즘 K리그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포프다. 부산이 올 시즌 기록한 43골 중 15골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상대 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가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수비수 2, 3명이 에워싼다.

문제는 포프가 막히면 부산이 공격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대구전이 부산의 이런 고민을 잘 보여줬다. 대구 수비진에 철저하게 봉쇄당한 포프는 후반 30분 교체될 때까지 단 하나의 슈팅도 쏘지 못했다. 결국 부산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2로 패했다.

부산은 이날 경기가 풀리지 않자 0-1로 뒤진 후반 12분 김영신을 빼고 임상협을 투입했다. 공격을 강화하려는 의도였지만 김영신이 빠지면서 볼배급이 나빠져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후반 30분에는 포프를 빼고 김현성을 들여보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부산은 남은 6경기가 모두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한 경기라도 놓치면 치명상을 입는다. 하지만 '주포' 포프가 봉쇄당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제2의 공격 루트 '플랜B'가 필요하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포프를 2선으로 돌리고 다른 공격수가 골 기회를 노려야 한다.

부산은 지난 대구전에 한 차례 '공격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날 포프와 홍동현이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대구 수비의 혼란을 유도했다. 전반 20분 중원에서 볼을 잡은 포프가 밀착마크를 당하자 욕심내지 않고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홍동현에게 패스를 내줬다. 홍동현이 두어 차례 드리블 후 가운데 파고든 정석화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대구의 수비를 완벽하게 벗겨내는 멋진 장면이었다.

부산에는 돌아온 에이스 임상협과 고경민, 최승인 같은 골 결정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막히면 돌아가는 전술도 때론 필요하다. 포프의 대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사흘 간격으로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을 견뎌낼 선수 로테이션도 해야 한다. 최영준 감독의 지략이 필요한 시기다. 안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