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경기 4골 '폭발'

- 미들즈브러 원정전서 3·4호골
- 지난 시즌 리그 득점 수 맞먹어
- 아궤로·코스타와 골 경쟁도 볼만

#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 이적 카드 만지작 포체티노 감독
- "리그 적응 훌륭, 환상적인 플레이"
- 영국 언론 "케인 없어도 손샤인 있어"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은 이번 시즌 초반에 마음고생이 많았다. 리우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지만 메달은커녕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이적료 2200만 파운드(322억 원)를 주고 그를 영입한 소속팀 토트넘의 반응도 신통치 않았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얻지 못했고 팀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흥민을 팔아치울 궁리만 했다.

그러던 그가 216-2017시즌 단 3경기 만에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손흥민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미들즈브러와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소속팀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7분 빈센트 얀센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침투, 왼발로 낮게 깔아 차 미들즈브러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23분에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와 공을 경합하다가 돌아서면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은 상대 골키퍼가 멍하니 쳐다볼 정도의 궤적을 그리며 반대쪽 골문 안으로 정확히 박혔다.

지난 10일 스토크시티와 4라운드 경기에서도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의 리그 4골은 이미 지난 시즌 기록과 맞먹는 것이다. 지난해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컵대회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총 4골을 더해 시즌 전체로는 8골을 기록했으나 리그 경기만 따져서는 4골이었다.

이런 추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득점왕 경쟁에도 합류할 만한 페이스다. 이번 시즌 5골로 득점 선두인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시티), 디에고 코스타(첼시), 미카일 안토니오(웨스트햄)에 한 골밖에 뒤지지 않는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연달아 2골을 넣고 승점을 얻어서 매우 기쁘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작년에도 좋았지만, 올해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손흥민을 이적카드로 만지작거렸던 포체티노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생소한 나라,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리그보다 더욱 적응하기 어려운데, 손흥민은 그걸 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 완벽히 적응해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주요 언론은 25일 손흥민이 토트넘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이날 '케인 없는 토트넘, 손샤인이 있어 문제없다'라는 기사에서 손흥민의 활약상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도 '토트넘, 손흥민의 두 골로 미들즈브러를 몰아내다'라는 기사에서 "손흥민이 찬란한 득점 세례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전반전에 관해 "손흥민의 독무대였다"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손흥민의 볼 터치 그래픽을 소개하며 "그는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의 뒤에서 조연 역할을 했지만, 올 시즌 케인의 이탈 후 대역 역할을 넘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당분간 경기에 자주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의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발목을 다쳐 약 2개월간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손흥민의 맹활약이 맞물리면서 팀 내 입지도 탄탄해지고 있다. 손흥민이 EPL의 화려한 두 번째 시즌을 열어젖히고 있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