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에 '언더 독'(Under Dog)의 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8부리그 출신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선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전에는 마찬가지로 8부리그에서 축구를 시작한 미카일 안토니오(26·웨스트햄)가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사진-AP 연합뉴스

샘 앨러다이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슬로바키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1차전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서 눈길을 끈 선수는 웨스트햄의 공격수 안토니오. 26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됐다.

사실상 아마추어팀이나 다름없는 잉글랜드 8부리그 소속 '투팅 앤 미첨 유나이티드'에서 12살 처음으로 축구를 시작해 17살 같은 팀에 정식 계약을 하며 '직업 선수'로 데뷔했다. 그의 첫 시즌 성적은 45경기 33골. 그의 활약은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끌었고, 2008년 10월 챔피언십(2부리그) 레딩으로 이적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레딩과 계약하자마자 끝이 보이지 않는 임대 생활을 이어갔다.

2009년 1월 '친정팀' 투팅 앤 미첨 유나이티드로 재임대된 안토니오는 첼트넘 타운, 사우샘프턴,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3부리그), 셰필드 웬즈데이(2부리그)에서 임대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2012년 8월 셰필드 웬즈데이와 4년 계약을 하며 안식처를 찾았다.

안토니오는 셰필드 웬즈데이에서 2시즌 64경기에서 12골을 기록하며 2014년 8월 150만 파운드(22억 원)의 이적료로 노팅엄 포레스트 유니폼을 입었다.

2014-2015 시즌 챔피언십에서 14골(46경기)을 터트린 안토니오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그의 활약을 눈여겨본 웨스트햄은 2015년 9월 노팅엄 포레스트에 이적료 700만 파운드(약 102억원)를 주고 영입했다. 1년 사이에 몸값이 5배 가까이 상승했다.

2008년 8부리그의 세미프로팀에서 축구를 시작한 앤토니오가 7년 만에 '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안토니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8골을 포함, 총 9골을 뽑아내며 웨스트햄의 핵심 골잡이로 우뚝 섰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3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는 기량을 선보였으며, 시즌 2호골을 터뜨린 날 잉글랜드 대표 선수로 처음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안토니오는 웨스트햄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 대표선수가 되는 것은 어릴 때부터 키워온 꿈"이라며 "하부리그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축구를 해오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메이카와 이중 국적을 지닌 그는 "지난 3월에도 자메이카의 대표팀 소집 요청을 거절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혀 신난다"고 덧붙였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