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혹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메체 SB네이션은 26일(한국시간) 오승환이 좋은 성과를 내는 투수 중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투수로 꼽히며, 이에 따라 혹사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오승환은 건강과 성적 모든 면에서 세인트루이스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바위와 같다"며 오승환이 2016 메이저리그 최고 구원 투수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에서 오승환은 2.2를 기록해 시속 170㎞의 공을 뿌리는 아롤디스 채프먼(시카고 컵스)과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거의 비슷한 성적을 냈다. 채프먼과 밀러는 각각 2.2, 2.1의 기록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 수와 이닝을 따지고 보면 오승환이 압도적으로 높다. 오승환은 이날 전까지 62경기에 등판해 채프먼과 밀러보다 16경기, 9경기에 더 나왔다.
게다가 오승환이 소화한 이닝은 65⅓이닝으로, 채프먼보다 21⅓이닝, 밀러보다 9⅓이닝이나 더 많다.
세인트루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승환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컨디션 관리가 필수적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탓에 오승환이 혹사를 당하는지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 매체는 다행히 오승환과 관련한 좋은 징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는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오승환의 출장 빈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올스타전 이전에 오승환은 팀의 88경기 중 45경기를 뛰었다. 비율로 따지면 56.25%다. 올스타전 이후로는 37경기 중 17경기(45.95%)에 등판했다.
이는 오승환이 '마무리투수' 타이틀을 획득한 것과 관련이 있다. 오승환은 기존마무리투수이던 트레버 로즌솔이 부진하자 '슈퍼 불펜투수'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옮겼다.
특히 오승환의 구속이 오히려 올랐다. 시즌 초반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93마일 선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8월 구속은 94.5마일 수준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SB네이션은 "혹사를 당하는 투수의 가장 흔한 징조는 구속저하지만, 오승환은 반대로 구속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며 "아직 오승환은 생생하다"고 분석했다. 민건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