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내내 열 명이 싸운 부산 아이파크가 안산 무궁화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고 1-1 극적인 무승부를 이뤄냈다. 부산의 투지가 빛난 한 판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부산의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웠고 안산의 선수들은 부산의 투지에 혀를 내둘렀다.

부산은 25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K리그 챌린지 12라운드에서 안산과 1-1로 비겼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안산에 1-3으로 패했던 부산은 이날 설욕에 나섰지만 전반 39분 용재현의 퇴장으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딛고 무승부까지 만들어냈다.

부산은 전반전에 안산의 제로톱 전술에 고전했다. 안산 공격수들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부산의 수비진을 교란했고 템포를 늦추고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을 펼쳤다. 특히 안산의 미드필더들이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에 나서 부산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첫 골은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7분 안산의 남준재가 왼쪽을 파고들다 올려준 크로스를 공민현이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헤딩슛으로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부산 골키퍼 김형근이 꼼짝도 못하고 당한 골이었다.

부산은 5분 뒤 홍동현의 왼쪽 크로스를 포프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반전을 꾀했고 전반 25분 만회골을 만들었다. 부산이 아크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이영재가 수비진 뒷공간으로 떨어지는 절묘한 킥을 날렸고 공격에 가담한 '헤딩머신' 이원영이 다이빙 헤딩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이원영은 지난 부천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헤딩 득점력을 과시했다.

안산의 일방적인 공격이 펼쳐지던 전반 막판 부산에 악운이 닥쳤다. 옐로카드를 받았던 용재현이 페널티 지역 앞에서 안산의 공격을 태클로 저지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한 명이 부족한 부산은 후반에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전방의 스토야노비치에게 단번에 연결하는 전략을 펼쳤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안산은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해 부산을 몰아붙였다. 부산은 후반 30분 부상당한 이정진을 빼고 유지훈을 투입해 수비를 한층 강화했다. 이후 안산은 전원이 하프라인을 넘어 쉴 새 없이 부산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필드플레이어 9명 전원이 몸을 던진 수비를 뚫지 못했다. 후반 43분에는 부산 골키퍼 김형근의 슈퍼세이브가 빛났다. 안산 정다훈이 올려준 크로스를 이현승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김형근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안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