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세' 박성현(22·넵스)이 매치플레이 여왕 자리에 올랐다. 박성현은 22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지현(25·한화)을 연장 접전 끝에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박성현이 21일 강원 춘천에 위치한 라데라GC에서 열린 2016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 5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LPGA 제공

작년 이 대회에서 1회전에서 탈락했던 박성현은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수시로 밝힌 바 있다. 박성현은 "주니어 시절부터 중계방송을 보면서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였다"면서 "첫 우승 이후 가장 짜릿한 우승"이라고 기뻐했다. 다음은 박성현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정규투어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정말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어 기쁘다. 첫 우승 이후로 제일 짜릿했던 대회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16번 홀 끝나고 제일 힘들었다. 16번 홀에서 홀 패를 하고 두 홀 남은 상황에서 투다운이었다. 그때 '정말 지겠구나'라는 마음과 '따라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 있게 샷을 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

-퍼트가 계속 짧았는데.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나?

▶중간에 서너 홀 정도는 집중력이 정말 흐려졌던 것 같다. 그 홀 동안 우산을 안써서 햇빛을 계속 받다 보니까 집중력이 흐려졌다.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고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정말 전환점이 된 보기였다.

-17번 홀에서 버디를 노렸나.

▶당연히 버디를 노리고 했다. 드라이버로 치게 되면 웨지샷으로 하는데 충분히 웨지로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티샷부터 그렇게 마음을 먹고 했다.

-17번 홀 끝나고 한 홀 차로 따라갔을 때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연장까지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번 홀 상황은.

▶3미터 거리의 퍼트였다. 내리막과 옆 라인이 심했다. 정말 잘못하면 스리퍼트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지현 언니가 보기를 해서 '다 필요 없고 투 퍼트해서 파만 하자'는 생각이 컸다. 일단 무승부로 만들고 연장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쳤다. 거리는 가깝지만 라인이 무척 까다로웠기 때문에 3퍼트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컨시드 없이 홀 아웃 한다고 생각했다.

-연장 홀 상황은.

▶캐디가 굳이 버디를 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게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퍼트 라인도 스트레이트였다. 똑바로 믿고 쳤던 것이 버디로 이어진 것 같다. 내가 긴장하고 꼭 넣으려고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니까 가라앉히라고 말해준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시즌 목표가 5승인데 벌써 4승을 했는데.

▶시즌 목표를 5승으로 잡았는데 그 안에 꼭 매치플레이 우승을 넣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목표까지 1승이 더 남았고 다음 우승이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5승이라는 목표만 생각하고 있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을 꼽는다면.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두 홀을 남기고 포기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안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