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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투수 나승현 끝내 방출…"그래도 포기하기엔 너무 젊다"

롯데, 2006년 류현진 대신 지명 "투구폼 자주 바꾸며 부진 연속"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5-12-03 19:54:34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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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 등 걸출한 스타와 동기
- "딸에 공던지는 모습 보여줄 것"

지난달 30일 롯데가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 아쉬운 이름 하나가 눈에 띄었다. '비운의 투수' 나승현(28·사진).

2006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나승현은 프로 데뷔 첫해 평균자책점 3.28에 16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제 기량을 펼쳐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롯데에서 방출됐다. 끝내 꽃피지 못하고 휴식을 위해 고향 길에 오른 나승현을 3일 만났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승현은 경찰청에서 활약하던 2012시즌 평균자책점 4.68에 17세이브 3홀드를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하지만 전역 이후 롯데 1군 마운드에는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 프로지명 당시 롯데가 류현진 대신 1순위로 선택한 투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진의 연속이었다.

나승현이 밝힌 문제점은 투구폼의 잦은 변화였다. 나승현은 "1년 동안 똑같은 폼으로 던져본 적이 없다. 한 가지를 꾸준히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더 잘하려 하다가 원래 폼도 잊어버렸다"면서 "스리쿼터에서 언더핸드로, 그리고 사이드암으로 자꾸 변화를 주다 보니 결국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면서 힘들게 말문을 열었다.

걸출한 동기들도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광주제일고 동기 강정호, 입단 당시 동기였던 류현진은 모두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당연히 동기들과 비교되면 신경 쓰이지만 어쩔 수 없다. 제가 잘했으면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출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8월 이후 2군 경기에도 나가지 못했고 이후 연습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나승현은 자신을 탓했다.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제대로 잡지 못한 게 문제였다. 팬들의 기대에 1%도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자신을 반성했다.

아직 만 28세의 젊은 나승현. 야구를 포기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지금 제일 몸이 좋다. 아직 부상을 당해본 적이 없다. 포기하긴 젊은 나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운동 계획에 관해 묻자 "아직 연락 온 구단은 없다. 어느 구단이든지 불러만 주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광주와 부산을 오가며 야구 선배들을 찾아가 개인 훈련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 답했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어떤 목표를 가질 것인지 물어봤다. 그는 "지금은 뭐가 되고 몇 승을 하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작년 결혼 후 낳은 8개월 된 딸이 있다. 아빠가 TV에 나와서 공 던지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는 게 마지막 목표"라며 소소한 바람을 내비쳤다. 그의 목소리에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20여 년 오로지 야구밖에 몰랐던 그에게 부활의 기회가 찾아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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