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입은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이정협(가운데). 부산 아이파크 제공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프로축구 부산에 또 악재가 터졌다.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 공격의 주축인 이정협(24)이 쓰러졌다.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은 지난 22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경기에서 전반 10분 만에 상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들것에 실려 나갔다. 병원에서 발목 염좌라는 진단을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뼈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24일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정협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다녔다.

지난 8월 안면부 골절상을 당해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이정협은 10월 전역한 후 부산에 돌아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던 중이었다.

이정협도 부상을 크게 아쉬워하면서도 복귀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팀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또 부상을 당해 미안한 마음뿐이다"며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마지막 한 경기라도 뛰어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준 부산 감독은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으려면 최소한 일주일은 걸린다. 그 후 경기에 출전할 정도의 몸을 만들려면 다시 일주일이 더 필요하다"며 "회복이 빠르면 승강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는 출전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무리하게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부산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현재 부산은 12월 2일과 5일 치르는 승강플레이에서 반드시 이겨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는 게 최대 과제다. 팀 전력도 이 경기에 맞춰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정협의 부상으로 그를 중심에 두고 구상하던 전술은 백지화됐다.

최 감독은 "선수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많이 아쉽다"면서도 "원래 시즌 구상에 이정협은 없었다. 얼굴 부상에서 빨리 회복돼 팀에 큰 보탬이 됐지만, 그가 없다고 해서 전력에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협이 없는 플랜B를 가동한다는 의미다.

지난 전남전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이정협 대신 주세종(25)과 홍동현(24)을 공격수로 올려 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컨디션이 좋아진 웨슬리와 한지호(26)도 공격수로 제 몫을 해줬다.

최 감독은 남은 경기에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동섭(26)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 후 경찰청 입대가 결정 난 김동섭은 완벽하게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는 아니지만 입대 전 마지막 보답을 하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최 감독도 "(김)동섭이가 많이 올라온 상태다. 한 경기 정도는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