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때리던 타선 예상 못한 부진
- 선발진 '4일 휴식 후 등판' 패착
- 선수단 마지막 체력관리 실패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여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8월 31일까지 8위였던 롯데가 지난달 1~ 8일 경기에서 무승부 한 번을 포함해 6연승으로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다. 그 이후 5위 경쟁팀이 모두 부진했지만 롯데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으로 5위 자리를 지켜나갔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달 17일부터 6연패 늪에 빠지며 상승세를 탈 때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롯데가 다 잡았던 '가을 야구' 티켓을 결국 놓친 요인은 무엇일까.

■예상 못한 타격 부진

야구계에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말이 있다. 타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라 타자에 의존하기보다 투수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롯데는 이 말과는 달리 '약한 투수력'으로 올 시즌을 치렀다.

지난달 초 6연승을 내달릴 당시 롯데는 팀 타율 0.313의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6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7~24일 6연패 기간에는 타율 0.270, 평균 득점 4.5점으로 공격력이 뚝 떨어졌다. 그나마 지난달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0안타로 13점을 뽑은 덕분에 기록이 나아졌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영봉패 한 번을 포함해 3경기에서 2점 이하의 점수를 냈다.

■'4일 휴식 후 등판' 승부수의 실패

롯데 이종운 감독은 시즌 막판 5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송승준 등의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하루씩 당긴 것이다. 시즌 내내 선발 투수는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지난달에는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을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2회씩, 송승준이 1회 소화했다. 하지만 그 5경기에서 롯데는 4패를 떠안았는데 모두 선발패였다. 유일한 승리는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전이다. 그 당시 레일리가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또 린드블럼은 4일 휴식 후 등판한 2경기(지난달 13일 한화, 18일 SK)에서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 3.56보다 좋지 않은 4.85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송승준도 지난달 17일 두산전에서 3이닝 6실점(평균자책점 18.0)으로 무너졌다.

■체력관리의 아쉬움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롯데의 막판 추락 원인으로 선수단 체력관리 실패를 꼽았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크게 떨어진 것과 시즌 내내 호투하던 린드블럼이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은 체력 고갈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최 위원은 "타자들은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어 타격감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체력이 충분하면 금방 제자리를 찾는다"면서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펼쳐지기 전에 코칭스태프가 엔트리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아껴뒀어야 했는데, 관리가 잘 안된 탓에 힘을 짜내야 할 때 뒷심이 부족했다. 연패에 빠지자 연승 때는 못 느꼈던 피로가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