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미드필더 정석화(24)는 K리그 3년 차다. 2013년 부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입단 동기생인 이정협(24·당시 이름은 이정기)과 더불어 '큰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고려대 재학 시절에 '고대 메시'로 불리며 전국 무대를 주름잡았기 때문이다. 미소년처럼 앳된 얼굴인 그는 키 171㎝에 몸무게 63kg로 체구가 작지만 '전광석화'같은 스피드와 드리블, 현란한 발기술을 지녔다.

하지만 정석화는 K리그 데뷔 첫해 1도움, 지난해에는 1골에 그치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또 지난해까지 2시즌 동안 75경기에 출전했는데 그중에서 교체 출전이 51경기나 됐다. 선발보다 대부분 후반전에 '조커'로 나선 셈이다. 올 시즌 들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랬던 정석화가 최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2경기 모두 골을 터트렸다. 22라운드(수원전) 선발 이후 6경기 만에 스타팅 멤버로 나섰던 28라운드 전남전(1-1)에서는 선제골을, 뒤이어 29라운드 수원전(2-2)에서는 역전골을 넣었다. 상승세를 탄 정석화는 13일 오후 2시 광주와의 클래식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노리고 있다.

리그 12개 팀 중 11위(승점 23)로 강등권인 부산에는 이번 경기가 아주 중요하다. 10위 울산(승점 32)뿐 아니라 9위 광주(승점 34)에 패할 경우 강등권 탈출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광주전 승리를 위해서는 실점 최소화와 함께 득점력이 관건이다. 현재 팀 득점(26골)이 리그 최하위권인 부산으로서는 정석화의 활약이 '단비'나 마찬가지다. 부산 관계자는 "요즘 정석화의 컨디션이 제일 좋다. 정석화가 지난 시즌에는 움츠린 플레이로 제 기랑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금호고를 나온 정석화는 이번에 고향팀을 상대로 공격포인트 사냥에 나선다. 그는 올 시즌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정석화 외 웨슬리 알베스와 배천석(25) 등도 이번 광주전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고 누적으로 직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웨슬리는 시즌 8골 1도움으로 팀 내 득점 1위다. 리그 전체로는 득점 랭킹 10위를 달리고 있다. 

수원전에서 정석화에게 정확한 패스를 보내 시즌 첫 도움을 올리고 팀의 최전방 공격을 주도했던 배천석은 29라운드 경기 베스트11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