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의 조동현(왼쪽) 감독이 2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하던 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 훈련량·수비 기본기 강조
- 느슨한 선수는 즉각 '열외'
- 모션 오펜스로 공격력 강화

2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오랜만에 힘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프로농구 부산 kt가 지난 시즌 종료 후 처음으로 홈 경기장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지난 4월 kt의 신임 사령탑을 맡은 조동현 감독을 이곳에서 만났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 부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맛봤고 선수생활도 잘 마무리했다. 그래서 부산에 대한 느낌이 좋다"면서 "새 시즌이 무척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지휘봉이 잡은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처음 손 꼽히는 것은 한층 강화된 훈련량이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에서 훈련 자세가 가장 성실한 조성민도 팀 훈련이 버거워 '국가대표팀에서 빨리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농담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회식 자리에서 선수들이 '운동한 게 억울해서라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겠다'고 하더라. '우승'소리가 안 나오는 걸 보니 아직은 (훈련량이) 좀 약한가 보다"며 웃었다. 그는 "몇 개월 훈련으로 '환골탈태'하는 선수를 만든다는 생각은 아니다. 다만 이제껏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라며 "훈련으로 쌓은 자신감은 분명 큰 무기가 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수비 기본기다. "공격은 기복이 있기 마련이지만 잘 다져 놓은 수비력은 늘 한결같다"는 게 그 이유다. 현역 시절 '수비 5걸'에 3차례 선정됐던 조 감독다운 말이다. 연습 시합이라도 수비가 느슨한 선수는 벤치로 불러들인 뒤 '사이드 스텝' 훈련을 시킬 정도다.

그렇다고 수비에만 집중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격에서는 선수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슛 기회를 만들어내는 kt의 장기 '모션 오펜스'를 더 다듬을 생각이다.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국내에서 모션 오펜스를 가장 잘 소화한다"면서 "우리 팀에는 슈터가 많아서 다들 공격 욕심이 있는데, 공격에 집중한 나머지 수비를 등한시하지는 말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올해 목표에 대해 "코트는 전쟁터인 만큼 애초에 진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면서 "초보 감독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즌에 임할 땐 플레이오프나 4강이 아니라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외국인 선수는 운 좋게 염두에 두고 있던 선수를 뽑았다. 박철우 이광재 김현민 등이 지난 시즌 경기를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함께 훈련할수록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