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파 아메리카(남미 축구 국가대항전) 결승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칠레 대표팀의 알렉시스 산체스(가운데)가 트로피를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연장까지 대접전 0-0 비겨
- 승부차기서 4-1 꺾고 한 풀어
- 아르헨 이과인 등 실축에 눈물

칠레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남미 축구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칠레는 5일 자국 산티아고의 훌리오 마르티네스 파라다노스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전후반 및 연장전을 0-0으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4-1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칠레는 1975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전신인 남미 축구선수권대회(1회 1916년)까지 더해도 4차례 준우승만 기록했던 칠레는 99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칠레의 우승은 축구 전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칠레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200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스리백(3-back) 전술의 부활을 주도하며 16강까지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3명의 중앙수비수를 페널티 지역 안에 두껍게 세우고 양쪽 풀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활용하는 공격적인 스리백을 바탕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칠레는 전반 9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나폴리)의 중거리슛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고, 2분 뒤에는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의 위협적인 왼발 발리 슈팅이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삼프도리아)의 선방에 막혔다.

칠레의 공격은 경기 막판 더 날카로워졌다. 후반 37분 찰스 아랑기스(레버쿠젠)가 넘겨준 전진 로빙 패스를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슈팅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수세를 면치 못하던 아르헨티나는 경기 종료 20초 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았다. 역습 상황에서 메시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페널티 지역 근처까지 들어간 뒤 왼쪽의 라베치에게 공을 건넸다. 라베치는 골대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에게 연결했지만 이과인이 골대 바로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은 옆 그물로 향했다.

연장전 30분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아르헨티나는 첫 키커 메시만 승부차기에 성공했을 뿐 2, 3번째 키커 이과인과 에베르 바네가(세비야)는 모두 실축했다. 3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한 칠레는 4번째 키커로 나선 산체스가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