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조범현 감독의 케이티 위즈를 15-8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충암고 시절 제자와 스승으로 처음 만나 39년을 이어온 두 감독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재회는, 경기가 시작되면서 치열하기 그지없는 접전으로 이어졌다.

초반 접전으로 흐르던 경기는 5회말 정근우의 만루포와 김태균의 투런 홈런을 선보이며 괴력을 과시한 한화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조 감독과 만나 "케이티의 경기는 타이트한 편인데, 막판을 넘기지 못한다. 고비를 넘다 보면 좋아지지 않겠나"며 "잘 될 테니 파이팅하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까지 3승 25패, 승률 0.107로 밑바닥을 전전하는 케이티의 조 감독에게 건넨 따뜻한 조언이었다.

1회 두 팀이 주고받은 3점 홈런은 예고전에 불과했다. 케이티는 5회초까지 팀 최다 득점 타이기록인 8점을 쓸어담았다.

한화는 5회말에만 9점을 쏟아내며 대역전승의 짜릿함을 맛봤다. 전광판에 새겨진 케이티 15안타, 3실책, 3볼넷과 한화의 13안타, 8볼넷이라는 숫자만큼이나 양팀은 가진 힘을 모조리 쏟아냈다.

다양한 작전과 적재적소의 선수 기용으로 유명한 스승 김 감독은 야수 5명과 투수 7명을 투입하며 치고 나갔다.

케이티 조 감독은 야수 6명을 교체 투입했고, 투수는 무려 8명을 썼다.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두 팀은 나란히 한국시리즈에서나볼 법한 선수 기용을 한 것이다.

전날까지 이어오던 9연패를 끊고자 안간힘을 썼던 케이티는 결국 김 감독의 분석처럼 5회말 찾아온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또 무너졌다.

5회초까지 고전하던 김 감독의 한화는 케이티의 약한 고리를 발견한 즉시 있는 힘을 다해 끊어버리는 냉정하고도 치열한 야구를 선보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