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 이상화

- 시즌 2승, 자책점 2.74 팀내 1위
- 경남고 은사 이종운 감독 덕분
- 마운드서 심리적 안정도 찾아
- "제구 가다듬고 결정구 연마"

이상화(27)는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새 선발 투수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언론 인터뷰를 자제했다. '그동안 쌓은 게 없는 선수인데, 시즌 목표를 밝히면 설레발이 될 것만 같았다.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상화는 이런 다짐처럼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4차례 등판에서 2승을 거둔 그는 평균자책점 2.74로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리그 전체에서 이상화보다 앞선 선수는 KIA의 양현종(평균자책점 1.95)이 유일하다. 이상화는 피안타율(0.222) 이닝당 출루허용률(1.17)에서도 각각 리그 5위, 8위로 정상급 수준이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이상화가 이같이 달라진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상화는 이에 대해 "올해는 마음 자세부터 달랐다. 예년에는 비시즌 체력훈련을 할 때 '이만큼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정말 간절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상화는 겨우내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예년보다 하체를 잘 활용하면서 구위가 한층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화는 "하체 중심이동이 잘 되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포수 쪽으로 많이 나왔다. 또 볼끝이 살아나 타자의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잘 없다. 배트가 부러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좋아졌다고 느낀다. 무엇보다 공을 던질 때 편안하다"고 말했다.

경남고 시절 은사였던 이종운 롯데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심리적인 안정도 얻었다. 그는 "감독님이 저에게 특별히 하는 말은 없지만, 제가 야구를 잘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선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마운드에 올라가도 조바심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상화의 시선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향하고 있다. 이상화는 "제구를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 특히 결정구가 없어 투구 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는 "아직은 몇 승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올해 경기당 6이닝 정도를 던졌는데, 7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