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순으로 한 번씩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LG전에서는 동점 상황에서 연장에 접어들어 김용의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았고, 삼성전에서는 1점차로 앞선 9회말에 동점 홈런에 이어 구자욱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두산전과 KIA전에서는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에 무너졌다. 두산전의 이정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승회가 마지막 순간을 버티지 못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지난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방문경기에서 6-2로 앞선 9회말에 김승회를 올렸다. 4점 차 리드였고, 상대 타선은 9번부터 시작했다. 중심 타선까지 기회가 간다 하더라도 브렛 필을 제외하고는 다들 타격감이 떨어진 상태였기에 충분히 승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승회는 9번 타자 이홍구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여기서 김승회는 야수 때문에 더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이홍구는 김승회의 초구를 건드렸다. 평범한 1루수 파울 플라이였지만 오승택이 그 공을 잡지 못했다. 운좋게 살아난 이홍구는 중견수가 뒤로 빠트리는 2루타를 쳤다. 기록상 2루타였지만 롯데 중견수 김민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당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다면 경기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는 평이다.

야수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김승회는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더니 필에게 동점 만루 홈런을 내주고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필이 이 공을 놓치지 않았던 게다. 동점이 된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홍성민은 2사 만루에서 이홍구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그대로 경기는 끝이 났다.

김승회의 부진은 일차적으로는 심리적인 문제에 기인해 보인다. 안 좋았던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 듯 보인다. 김승회는 지난 15일 NC 다이노스전에는 6회말 2사에서 등판해 1이닝을 노히트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구위 자체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증거다. 그러나 LG전에 이어 삼성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김승회는 9회에만 나서면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김승회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담이 덜 가는 임무를 맡기든지 아니면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롯데의 고민이다. 정재훈과 최대성은 구위 저하로 2군에 내려가 있고, 수술 후 재활 중인 강영식과 정대현은 아직 복귀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기존 선발진 가운데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다른 곳에서 마무리를 구할 수 없다면 현재 불펜진의 기용법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김성배와 심규범을 9회에 돌려가며 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올 시즌은 이제 겨우 144경기의 올 시즌에서 20경기를 치렀다. 롯데는 올 시즌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고, 타선의 득점력도 빼어나다는 점에서 불펜만 재정비한다면 다시 치고 나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