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대 2년 차를 맞은 오승환(33·한신 타이거스·사진)이 '포크볼'을 비장의 무기로 빼 들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17일 "오승환이 새로운 구종인 포크볼로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며 "이날 오승환이 던진 15개의 공 중에 5개가 포크볼이었다"고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오승환은 지난 1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센트럴리그 원정경기에 6-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로써 오승환은 시즌 5번째 세이브를 올렸고, 평균 자책점은 1.50에서 1.29로 낮췄다.

이날 오승환이 처음으로 선보인 포크볼이 시선을 끌었다. 이전까지 오승환은 150㎞를 웃도는 포심 패스트볼과 140㎞ 중반대의 투심 패스트볼, 140㎞에 이르는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하지만 이날 던진 포크볼은 131㎞~133㎞을 기록해 빠른 공을 기다리던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트렸다. 특히,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궤적을 그려 좌타자를 상대하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

오승환이 일본에서 포크볼을 처음 꺼낸 이유도 이날 상대한 타자들이 모두 좌타자였기 때문이다. 오승환이 던진 포크볼 5개 중 첫 번째만 파울볼이 됐을 뿐, 나머지 4개는 모두 헛스윙을 유도했다. 주니치의 두 번째 타자 타카하시 슈헤와 마지막 타자 오시마 요헤이를 삼진으로 잡아낸 결정구도 포크볼이었다 .

지난해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25였다. 상당히 좋은 성적이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127에 비해서는 부족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다소 고전하면서 주니치전이 열리기 전까지 좌타자에게 15타수 7안타(피안타율 0.467)로 밀렸다. 그러나 이날 좌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89(18타수 7안타)로 떨어졌다. 오승환은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정규시즌 경기에 포크볼을 던졌다"며 "감각이 좋았다. 훈련 중에 던지면서 실전에서 던져보려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