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가 지난 28일 개막하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올 시즌 활약상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일단 용병타자는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투수 부분에서는 의문부호가 찍히는 형국이다.

개막 2연전을 통해 31명의 외국인 선수 중 20명이 팬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절반 정도가 얼굴을 내민 외국인 투수의 총점은 그리 높지 않았다는 평이다.

개막 2연전에 등판한 11명의 외국인 투수 중 승리를 챙긴 투수는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라이온즈)와 유니에스키 마야(두산 베어스) 둘 뿐이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투수도 피가로(6이닝 2피안타 무실점)와 미치 탈보트(6이닝 5피안타 1실점·한화 이글스), 헨리 소사(6이닝 6피안타 2실점·LG 트윈스) 등 3명에 불과했다.

재활 중인 잭 한나한(LG 트윈스)을 제외한 외국인 타자 9명은 개막 2연전에 출전했다. 이들 9명 모두 안타를 신고했고, 이 중 4명은 홈런포도쏘아 올렸다.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짐 아두치(롯데 자이언츠), 브렛 필(KIA 타이거즈), 피가로 등 환호를 받은 외국인 선수도 있지만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이상 케이티 위즈)처럼 한국 무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개막 2연전에서 가장 돋보인 외국인 선수는 아두치. 롯데 톱타자로 등장한 아두치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케이티와 개막전에서 5타수 3안타 2도루를 기록하며 정교함과 빠른 발을 뽐내더니 29일에는 홈런포를 신고했다. 아두치의 개막 2연전 성적은 8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도루다. 아두치를 1번타자로 기용하며 손아섭을 3번으로 돌려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을 모두 강화한 롯데는 개막 2연전에서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2승을 거뒀다.

롯데는 선발 브룩스 레일리(3⅓이닝 8피안타 7실점)의 부진에 고민하면서도 아두치의 활약을 위안 삼았다.

필은 2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2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날 두 번째 홈런은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무너뜨리는 '끝내기 아치'였다. 필은 2경기에서 8타수 3안타(2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IA는 2연승을 챙겼다.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필립 험버는 29일 4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물음표를 남긴 채 등판을 마쳤다.

삼성은 개막전(28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서 선발 등판한 피가로가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피가로는 일본 무대로 떠난 릭 밴덴헐크의 그림자를 지웠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받지 못한 SK 와이번스는 개막전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4이닝 7피안타 4실점)의 부진에 울상짓다, 29일 만루포를 쏘아 올린 앤드류 브라운을 보며 희망을 품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의 부진(5⅔이닝 6피안타 4실점)은 '일시적'이라고 진단했고,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5타수 1안타 2타점)는 "시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감쌌다.

두산도 승리하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마야(6이닝 8피안타 4실점)와 아직 적응 중인 잭 루츠(7타수 1안타 1타점)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함께 뛴 찰리 쉬렉(4⅔이닝 5피안타 4실점 1자책)과 에릭테임즈(5타수 1안타 1타점)의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 이글스는 선발 탈보트의 안정적인 투구에 안도감을 드러냈다. 28일 5타수 4안타, 29일 4타수 무안타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인 나이저 모건에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생팀 케이티는 어윈(4⅓이닝 8피안타 8실점 7자책)과 시스코(4이닝 5피안타 5실점)의 동반 부진에 고민에 빠졌다. 내야수 앤디 마르테가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며8타수 4안타의 꾸준함을 선보인 건 위안거리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