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이 지난 20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연습경기서 홈런 2개 등 맹타
- 바꾼 스윙폼 완전히 익히고
- 팀 내 1루수 자리 입지 굳혀
- 타율에다 장타력 강화 목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1루수 박종윤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타율 0.309로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3할을 기록했던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종윤은 캠프 기간 중 자체 청백전, 일본 프로야구팀과의 연습경기 등 5차례 출전해 홈런 2방 등 20타수 9안타의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경기 때마다 주자를 불러들이며 10타점을 기록해 중심타자로서의 영양가도 만점이다.

박종윤은 "지난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스윙궤도를 바꿨다. 시즌 중에 어색한 면도 있었지만, 수정한 자세가 꼭 맞춘 옷을 입은 듯 몸에 완전히 익었다"고 말했다. 골프 스윙을 연상케 할 만큼 극단적으로 들어 올려치는 스윙 궤적으로 골프게임의 이름과 같은 '팡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박종윤이지만, 이제는 변신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박종윤은 팀이 선호하는 1루수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포지션인 1루수에는 주로 장거리 타자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렇지만 박종윤은 타격이 부족한 편이었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1년 타율 0.282이 최고였고, 나머지는 0.250~0.260대 타율에 머물렀다. 대신 1루 수비만큼은 국내에서 최고 수준급 선수라는 평가를 들었다.

타격 자세가 정착되면서 박종윤의 팀 내 입지도 확고해졌다. 1루 수비가 가능한 장타자 최준석은 전지훈련 캠프 연습경기에서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는 중이다. 고도현이 박종윤의 자리를 종종 대신하지만, 고도현은 2013년 데뷔해 아직 8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신인급 선수다. 박종윤의 1루수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많지 않은 셈이다.

2010년 이전에는 이대호라는 '큰 산'에 막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롯데가 FA(자유계약)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데려오면서 박종윤이 외야(좌익수)로 나서기도 했던 것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한 변화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종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는 박종윤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확실히 움켜쥘 태세다.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타격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불식됐다. 하지만 홈런 7개 등 장타가 적다는 지적은 아직 유효하다. 그런 만큼 올 시즌은 한층 강화된 장타력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박종윤은 "올해는 홈런 20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캠프에서의 좋은 느낌을 정규시즌 경기로 연결해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가고시마=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