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순(오른쪽) 씨 부부- "마라톤 부부, 금슬도 좋아져"

"마라톤은 내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풀코스를 뛸 때마다 '살아있다'는 걸 느낍니다." 42.195㎞는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목표다. 서울~부산을 다섯 차례 이상 왕복해야 하는 풀코스 100회 완주는 선망의 대상이다.

제16회 부산마라톤에서 풀코스 100회 완주자들이 여러 명 탄생했다. '태종대를 달리는 사람들' 회원인 유다순(여·52) 씨는 이날 남편 서정락(55) 씨와 함께 100번째 풀코스를 뛰었다. 2008년 5월 부산하프마라톤 10㎞ 코스를 통해 마라톤에 입문한 지 6년여 만이다. 남편 서 씨도 이날 272번째 완주에 성공했다. 서 씨는 첫 풀코스 도전부터 100·200번째 완주까지 모두 부산마라톤대회에서 기록했다. 유 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도 남편 덕이다.

양길오 씨- "무릎 건강 되찾으려 시작"

유 씨는 "내년에 남편이 부산마라톤대회를 통해 300번째 풀코스에 도전한다. 나는 2017년이면 200회 완주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그는 또 "남편이 2011년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하고 2개월 동안이나 병원에서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했다. 사고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었지만 남편은 100일 만에 다시 운동화를 신었다"면서 "마라톤을 통해 금술도 좋아졌다. 우리 부부는 천상 마라톤 부부"라고 웃었다. 이날 페이스 리더로 나선 부부는 4시간49분대에 나란히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박수윤 씨- "내가 100회 완주할 줄이야"

'구덕마라톤클럽'의 양길오(여·62) 씨도 4시간20분2초의 기록으로 100번째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양 씨는 14년 전 무릎 건강을 되찾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당시 처음 출전한 부산마라톤대회에서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뛰어 마라톤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양 씨는 "일부러 부산마라톤대회를 100번째 완주 대회로 결정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100번째 완주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감만동 클럽 소속의 박수윤(54) 씨다. 2006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평소 100번째 완주를 한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기록을 세울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