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주특별자치도체육관 스쿼시경기장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스쿼시 여자 일반부 부산과 인천의 경기에서 부산의 이해경(왼쪽)이 볼을 쫓아가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보디빌딩 조왕붕 일반부 銅 활약
- 송상욱도 종합마술 동메달 추가

"운동선수에게 나이 마흔이란?" "아직 은퇴할 나이가 아니라는 것!"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이해경(40·부산시체육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AG) 스쿼시 동메달리스트. 그에게 불혹이란 '극복할 수 있는 벽'이다.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 부산 대표로 당당히 선발됐다. "매일 5시간 정도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해요. 언제까지 선수로 뛸 거냐고요? '이제는 안 되겠다' 싶을 때까지 해야죠."

그는 31일 제주체육관 스쿼시장에서 열린 인천시청과의 여자 일반부 단체전 첫 주자로 나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다른 두 명의 선수가 모두 패해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해경은 원래 정구 선수였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몸담았던 실업팀이 해체 위기에 놓였어요. 이른 시기에 은퇴를 결정하고 스쿼시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전화위복이었다. 스쿼시 입문 4년 만에 국가대표로 뽑혔다. 부산 AG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금까지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동메달을 1개를 땄다. "스쿼시는 5분만 움직여도 땀방울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해요. 해경이가 지금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건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입니다." 부산스쿼시협회 한성유 전무이사의 말이다.

보디빌딩 조왕붕

인천 태생인 이해경은 지난 2007년 부산시체육회로 스카우트돼 오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부산을 제2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슬럼프 없이 지내온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해경은 부산전자디자인고와 대광발명과학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보디빌딩 조왕붕(43·영도구청)도 노익장이라면 뒤지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29일 남자 일반부 플라이급(60㎏)에서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가 지금까지 전국체전에서 딴 금메달은 모두 9개. 26살이던 지난 1997년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 AG와 2007년 세계대회 금까지 목에 건 불세출의 스타이다.

승마 송상욱

부산 경남고 출신의 송상욱(41·부산승마협회)도 나이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마장마술·크로스컨트리·장애물 경기)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인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전국체전 중장애물비월경기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부산시체육회 성기환 운영팀장은 "운동선수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두 배, 세 배 노력해야 한다"면서 "40대 노장선수들의 투혼이 후배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