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종운(48) 신임 감독 선임에는 최근의 구단 내분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구단 내분 사태는 김시진 전 감독이 2년 전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자신의사람들인 권영호 수석코치, 정민태 투수코치, 박흥식 타격코치를 데려온 것이 단초가 됐다.

　'김시진 사단'은 기존의 롯데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의 코치들과 사사건건 충돌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야구 철학과 훈련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에서 10여 년 동안 코치로 활약 중인 공필성 수비코치가 정민태 투수코치와투수진 운용방식을 두고 충돌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공 코치는 이후 정 코치에게사과했지만, 앙금은 남았다.

　구단과 코치진, 선수단 모두 한 가지 목표를 바라보고 전진해야 하는데 이미 롯데는 사분오열 상태였다.

　물론 성적이 좋았다면 이러한 갈등도 수면 아래로 잠겼겠지만, 롯데는 2년 연속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성적에 불만을 품은 구단 프런트는 선수 기용과 관련한 감독 고유의 권한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단 반목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러한 갈등이 잠재돼 있다가 폭발한 것이 바로 지난 28일 새벽에 터진 선수단의 항명사태였다.

　성명을 발표한 선수단은 구단 프런트 특정인물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가 "선수들을 따로 불러 이간질을 시키고 선수단을 와해시켰다"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김 전 감독 부임 이후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은 롯데로서는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내부 인사를 승격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선수들에게 형처럼 다가갈 수 있고, 기존의 코치진과도 무리 없이 섞이며 팀의 화합을 도모하는 데 적합한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결국, 롯데의 선택은 1989년부터 1997년 은퇴할 때까지 롯데 유니폼만을 입은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의 이종운 1군 주루 코치였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이 신임 감독에 대해 "우리 내부를 잘 아는 참신한 분이라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며 "이 분이 새로운 시각에서 팀을 운영한다면 팀 발전에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겠다 싶어서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신임 감독은 롯데의 성적 향상은 물론 구단의 내분까지 함께 수습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안게 됐다. 배 단장은 "카리스마도 있고 야구 깊이가 있는 분"이라며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이 신임 감독의 경력 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가 경남고에서 감독을 역임했다는 점이다.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관리하는데도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