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왼쪽), 신본기

- FA 장원준 등 뺏기면 더욱 암울

롯데 자이언츠의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외야수 전준우와 유격수 신본기가 포수 김사훈과 함께 오는 12월 경찰청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3명의 잔류도 불투명하다.

경찰청은 23일 서울지방경찰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치홍(KIA) 홍상삼(두산)을 비롯한 17명의 경찰청 야구단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전준우는 2014정규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리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한 붙박이 중견수. 잔 부상에 시달려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신본기는 올해 불운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문규현에게 넘겨줬다. 문규현이 지난 6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오른손 엄지 골절상을 당하자 1군에 콜업됐으나 7월 잠실 LG전에서 왼쪽 옆구리 부상을 당해 한 달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타율 0.230 4홈런 13타점이 그의 성적표.

거인의 고민은 두 선수의 대체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사퇴한 김시진 전 감독은 올 시즌 외야에 이승화·김문호·김대우·김민하·하준호를 번갈아 기용했으나 누구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전준우까지 빠지면 외야 공백이 불가피하다. 유격수 역시 문규현·박기혁이 부상이나 슬럼프에 빠지면 믿고 쓸 백업이 부족하다. 신원재(외야수)와 정태승(투수)도 입대했다. 윤여운(포수)과 이경우(투수)가 제대해 내년 시즌 복귀하지만 당장 1군감은 아니다.

여기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벌써 그의 몸값에 대한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그와 비교할 대상은 삼성 장원삼이다. 장원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60억 원에 사인했다. 5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 김사율과 박기혁도 예비 FA이다. 세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다른 팀에 빼앗기면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1군에서 뛸 기량을 갖춘 3명의 선수가 한 포지션을 놓고 경쟁해야 강팀이다. 특히 내년에는 프로야구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는 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야 유리하다"고 말했다. 롯데 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외야를 보강하는 한편 FA는 모두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