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감독(왼쪽), 박정태 전 코치

- 롯데 "감독 후보 놓고 고심 거듭"
- 전문가 "새 감독 선임 기준 중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SK·두산이 새 감독을 영입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했다. 이제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만 남았다. 부산갈매기들의 관심은 '구도(球都)'의 자존심을 세울 리더가 누구냐에 모인다. '팬심'은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과 박정태 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에게 기우는 모양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고위층이 내년 시즌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도 감독 인선의 변수다.

■야신? 탱크? 제3의 인물?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게시판은 현재 '김성근 감독 영입하라'는 글로 도배돼 있다. "김 감독과 3년 계약이 롯데가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김 감독 놓치면 티켓값이 100원이라도 절대 안 본다"는 내용이 많다. "(김 감독 영입으로) 제 가슴에 식었던 열정을 다시 데워주세요"라는 글도 보인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의 '뜨거운 감자'다. 한화 팬들도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10대 한화 감독! 김성근 감독이어야 합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김 감독은 '우승 청부사'이기도 하지만 외부 간섭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SK에서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명장인 동시에 2011년 SK 구단과 마찰로 중도 하차한 '까칠남'이다. 박정태 전 코치에 대한 야구팬들의 지지도 높다. 몇몇 팬클럽 회원들은 '박정태, 당신이 필요합니다'는 배지까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악바리' '근성'의 대명사 박 전 코치가 거인의 투혼을 되살릴 것이라는 믿음이 많다. 2012시즌을 마치고 1군 타격코치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경성대에서 체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양승호 전 롯데 감독처럼 제3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감독 선임 기준이 중요

전문가들은 "내년 시즌 목표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감독 선임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최효석 부산MBC 해설위원은 "리빌딩에 중점을 둔다면 유망주 조련에 능하고 선수단 특성을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우승 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라면 검증된 실적과 승부사적 기질을 갖춘 감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인재풀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것도 롯데의 고민이다.

현재 롯데는 신동인 구단주 대행에게 보고할 감독 후보군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성근 감독부터 김기태 전 LG 감독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권두조 수석코치나 공필성 코치의 내부 승격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갖춘 인물을 찾고 있다. 시간에 쫓겨 (감독 선임을) 서둘지 않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오는 27일부터 사직과 상동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