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구단, 부상자 명단 올려

- 재활까지 두 달 걸려 시즌 아웃

- 잦은 통증 시달려 성적 급추락

- "최선 다한 해…내년 준비 철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 천문학적 액수였다. '추추트레인' 추신수(32)가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와 초대형 계약을 맺은 지난해 12월. 현지 언론은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홈런·도루 20개씩을 할 수 있는 호타준족과 출루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5월까지 눈부신 활약을 하던 추신수는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왼쪽 팔꿈치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타격을 방해했다. 왼쪽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추신수는 상·하체 안정을 모두 잃어버렸다. '먹튀 논란'에 힘들어하던 그는 결국 시즌을 일찍 접고 말았다.

텍사스 구단은 26일(한국시간) 추신수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추신수는 보름 이내에 주치의인 키스 마이스터 박사의 집도로 왼쪽 팔꿈치에 돌출된 뼈를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수술에서 재활까지 걸리는 시간은 8주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인 텍사스는 다음 달 28일 정규시즌을 마감한다. 따라서 추신수가 수술을 받더라도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의 1년이 허무하게 막을 내린 셈이다.

추신수는 올해 123경기에서 타율 0.242에 출루율은 0.340을 기록했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한 이래 장타율(0.374) 홈런(13개) 타점(40개) 모두 최악이다. 특히 지난해 112개에 달했던 볼넷이 올해 58개로 반 토막 난 바람에 출루율이 지난 시즌 0.423에서 급격히 하락했다.

추신수는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을 앓았다.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시범경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텍사스 구단은 시즌이 끝나면 왼쪽 팔꿈치를 수술하기로 했다. 추신수의 시련이 봄부터 시작된 셈이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추신수는 시즌 초반 첨병 역할을 했다. 지난 5월 6일 타율(0.370)과 출루율(0.500)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심판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 선언에 선구안이 조금씩 흔들렸다. 4월 2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1루로 뛰다가 왼발목을 접질린 후유증까지 겹쳤다.

당시 추신수는 부상자 명단 등재를 요청했으나 구단은 허락하지 않았다. 론 워싱턴 감독은 시즌 후반 "추신수를 계속 기용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그가 시즌 내내 발목 부상을 안고 뛰어야 한다"며 구단을 대신해 잘못을 인정했다. 3번을 치던 프린스 필더(목 디스크)와 미치 모어랜드(발목 수술)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이탈한 바람에 1번과 3번을 오간 추신수는 6월 월간 타율 0.179라는 악몽을 겪고 완전히 무너졌다. 7월에는 23타석 만에 겨우 안타를 뽑아냈다.

추신수는 지인을 통해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뛰었다. 나와 팀 모두 내년에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