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 제이슨 레인이 29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올해 나이가 38세인 레인은 타자에서 뒤늦게 투수로 전향해 이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선발 등판했다. AP 연합뉴스

- "팀 최고령 기록 깨 영화 같은 일"

29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터너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경기. 주인공은 불혹을 바라보는 샌디에이고의 선발투수 제이슨 레인(38)이었다. 레인은 이날 개인 통산 500번째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선발 투수로 등판한 건 처음이었다.

레인은 앞선 497경기에서 타자로 출전했다. 두 경기는 구원 투수로 나섰다. 이날 레인은 6이닝을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샌디에이고가 0-2로 패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38세 신인 선발'의 구위는 대단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1㎞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애틀랜타를 요리했다. MLB닷컴은 "샌디에이고 역사상 최고령 첫 선발 등판 기록이다. 영화가 아닌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좌투우타인 레인은 2000년대 초반 주목받는 외야수였다. 200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04년 107경기를 뛰었다. 이듬해에는 정규시즌에서 26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패한 휴스턴은 "레인의 재능을 발견했다"며 위안 삼았다.

하지만 '타자' 레인의 성장은 그대로 멈췄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2007년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레인은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를 전전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2010년 '투수 전환'이라는 큰 모험에 나섰다. 2010년 트리플A 4경기에서 4와2/3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13이닝 18피안타 7실점(평균자책점 4.85)하며 어깨를 단련했다.

마침내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7월 레인과 '투수'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은 지난달 4일 레인을 메이저리그로 호출했다. 두 차례 중간계투로 나선 레인은 4와1/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빅리그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레인은 "2005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만큼 감격적이다"며 "희망을 품고 계속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