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8년 가까이 계속된 서울 징크스를 깼다.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힘이 두 배로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포항은 2006년 8월부터 서울 원정 때 시달린 무승 징크스(2무9패)를 이날 승리로 깨뜨렸다.

　올 시즌 포항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 찬사를 얻었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그런 기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에 수차례 득점 기회를 내주는 등 전반적으로 열세에 시달렸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쌓인 피로, 플레이메이커 이명주의 결장, 제로톱(가짜 스트라이커 전술) 대신 원톱(타깃형 스트라이커 포진)을 세우는 전술 변화 등과 함께 위축된 심리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황 감독은 "징크스와 싸울 때는 항상 선수들 안에 적이 있다"며 "정말 강팀으로가려면 정신력, 의지로 위축된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징크스를 깨는 데는 평소의 두 배 이상의 힘이 필요한 법"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은 최근 무패행진은 6승1무로 7경기까지 늘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황 감독은 "오늘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경기 내용만 따지고 보면 불만스럽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그는 "뒷공간(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을 많이 노려 서울을 괴롭히지 못했고 속도감도 떨어졌다"며 "매일 완벽할 수는 없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완벽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이날 공격진의 전술 변화 때문에도 어색한 플레이가 많았다며 선수들의 전술 적응력을 높이는 작업을 새로운 과제로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