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석 쓰리런포 승부 쐐기 박아
- 롯데 선발 전원안타·득점 13-7승

거인이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해프닝 탓에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 안타에 힘입어 13-7로 이겼다. 선발투수 유먼은 5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3승째를 챙겼다.

승부는 2회 발생한 '황당사건'으로 일찌감치 결정났다. 롯데는 0-1로 뒤진 2회초 히메네스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전준우의 적시타로 2-1 역전.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정훈의 타석 때 문제가 발생했다. 정훈의 땅볼을 두산 3루수 허경민이 잡아 포수 양의지에게 송구했다. 그러나 심판은 홈으로 뛰어든 문규현에게 세이프를 선언했다. 양의지의 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

여기다 양의지가 병살을 노리고 1루에 던진 공도 1루수 칸투의 발이 떨어져 세이프가 됐다. 이닝이 끝날 상황이 계속 1사 만루로 이어진 셈이다. 문규현은 자신의 세이프를 확인하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이 때 착각이 발생했다. 기록원이 문규현을 아웃으로 생각하고 전광판에 2아웃으로 표기했다. 다음 타자 손아섭은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자 양 팀 선수들은 일제히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닝이 끝났다고 생각한 탓이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이 심판을 찾아 항의했다. 2회초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두산도 격렬하게 항의했다. 만약 전광판에 2아웃으로 표기되지 않았다면 손아섭 타구를 병살로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 오후 7시10분부터 중단된 경기는 22분간 속행되지 않았다. 심판진의 결론은 문규현의 득점과 손아섭의 타점 인정. 결국 두산 선수들은 배트가 아닌 글러브를 끼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다.

경기는 롯데가 4-1로 롯데가 앞선 가운데 2사 2, 3루에서 재개됐다. 후속타자 최준석은 두산 선발투수 볼스테드의 슬라이더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105m짜리 아치를 그렸다. 두산으로선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대거 실점한 것이다. 히메네스는 이날 2회와 4회 홈런을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한편 삼성은 마산구장에서 NC를 9-3으로 눌렀다. LG는 한화를 5-2로 물리쳤고, SK는 KIA에 11-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