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리에 세 타자. 롯데 자이언츠가 고민에 빠졌다. 1루수와 지명타자에 루이스 히메네스와 최준석·박종윤 중 누구를 쓰느냐가 어렵다.

지난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롯데 코칭스태프는 히메네스의 몸 상태와 1루 수비 가능 여부를 몇 번씩 점검했다. 원래 1루 히메네스에 지명타자 최준석을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히메네스의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우려해 1루 박종윤에 히메네스를 지명타자로 돌렸다. KIA 좌완 선발이 나섰던 12일과 13일에는 1루 히메네스-지명 최준석 조합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김시진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몇 번이나 고쳐 썼다는 후문이다.

사실 이런 고민은 최준석과 히메네스를 영입했던 지난겨울부터 예견됐었다. 1루 포지션에만 장성호를 포함해 4명이 경쟁하고 있었기 때문. 최준석·히메네스가 앞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박종윤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해 김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현재 컨디션만 보면 지난 10일 LG전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린 히메네스(타율 0.333)와 레벨 스윙을 장착한 박종윤(타율 0.394) 기용이 무난해 보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히메네스(1.025) 박종윤(1.005) 최준석(0.719) 순이다.

그러나 4년 총액 35억 원에 영입한 최준석(타율 0.212)을 벤치에 두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중심타자 역할을 해야 할 최준석이 정규시즌 초반 부진하다고 해서 무작정 뺄 수도 없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입장.

KIA와의 3연전에선 상대 투수에 따라 라인업이 바뀌었다. 우완(히메네스-박종윤)과 좌완(히메네스-최준석)에 따라 달랐다. 누구를 기용하느냐에 대한 김 감독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선수의 컨디션뿐 아니라 ▷롯데가 지향하는 컬러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의 사기까지 고려한 용병술이 필요하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수를 적절히 기용해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중심타선의 생존 경쟁과 코칭스태프의 용병술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부산MBC 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