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진행되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격돌하는 두산 베어스(3위)와 롯데 자이언츠(4위)는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다.

양 팀이 포스트 시즌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벌써 4번째다.

첫 번째는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였다. 당시 롯데는 두산의 전신인 OB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4패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두 번째로 대결한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가 첫 승 뒤 3연패하며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세 번째로 마주친 2010년 준플레이오프는 더욱 아쉬웠다. 롯데는 2연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하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지난 3차례의 '가을 야구' 맞대결에서 롯데는 모두 첫 승을 거두고도 최종 승자가 되지 못했다.

7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팀의 질긴 악연은 화제로 떠올랐다.

두산은 지난 3차례 승리의 여세를 몰아가고자 기선 제압에 나섰고, 롯데는 복수전을 그리며 날을 세웠다.

두산 투수 이용찬이 "이번에도 두산이 이길 것"이라며 롯데에 지난 패배의 쓰라린 기억을 상기시키자 롯데 외야수 손아섭은 어차피 지나간 것은 과거이기 때문에 좋은 추억으로 담아두겠다"고 받아쳤다.

손아섭은 "매일 지라는 법은 없다.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도록 하겠다"고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설욕을 꿈꾸는 롯데로서는 상황이 그리 여의치 않다. 많은 전문가도 투수력이 앞서는 두산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11승10패)-노경은(12승6패)-이용찬(10승11패) 등 10승 투수 3명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롯데는 10승 투수가 쉐인 유먼(13승7패) 1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송승준(7승11패), 고원준(3승)이 최근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정대현(2승1세이브5홀드·평균자책점 0.64)이라는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투수진만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다.

여기에다 두산이 시즌 막판에 손시헌, 정수빈 등 주력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은 반면 롯데는 주축 타자인 박종윤이 부상에서 돌아와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두산에 이길 때는 활발한 공격력이 승리를 이끌었고 졌을 때는 상대팀에게 잦은 도루를 허용하거나 실책으로 자멸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다들 두산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실책을 줄이고 선수들이 자기 플레이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우승 목표에 맞춰서 지금까지 준비해왔다"면서 "부상 선수들이 나와 전력 누수가 있긴 하지만 단합된 마음과 투지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