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서로 악플을 달며 다투는 사람을 종종 본다. 다투는 주제가 본인들과 무관해 보일 때도 있고, 그저 화풀이 중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무엇엔가 마음을 다쳤는데, 이를 위로받거나 풀어내지 못하면 마음속에는 분노와 갈등이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겉으로 혐오와 차별을 담은 말과 행동이 드러난다.

오랜 시간 기업과 학교에서 여성 리더의 역할을 해온 전 한신대 교수 박선화가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를 펴냈다.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시, 학력 간의 알력 다툼, 여성 롤모델 부재 등을 온몸으로 체감한 저자는 마음 탐구자로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는 질문을 던진다.

박선화는 ‘공감’에 눈을 돌린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 문제라는 것이다. 박선화는 독자에게 사람을 왜 미워하게 됐는지를 묻는다. 아픈 질문이다. 그 질문만으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미움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던 편견과 몰이해는 허상에 불과하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마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찾아 공감하며, 그 어두움을 밝혀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