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영화배급단이 준비한 독립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오는 14, 15일 씨네보배 2기와 영화배급협동조합 씨네소파가 함께 준비한 ‘어디로든 상영회’가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씨네보배 회원들이 ‘어디로든 상영회’ 행사를 앞두고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씨네보배 제공

부산의 유일한 배급사인 씨네소파가 운영하는 시민 배급단 씨네보배는 영화를 ‘보’고 ‘배’급한다는 뜻으로 참가자가 직접 독립영화를 홍보하고 배급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홍보 배급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8년에 운영된 씨네보배 1기 이후 4년 만에 진행된 씨네보배 2기는 16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총 10회차의 홍보 배급 교육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역량을 쌓았다. 인재평생교육원의 지난해 하반기 청년 학과로 개설된 씨네보배 2기는 부산시장상을 받으며 그 성과와 영향력을 입증받았다.

두 달여간의 교육 기간이 끝난 후에도 씨네보배 2기의 열정은 꺼질 줄을 몰랐다. 영화 배급 시뮬레이션에서 그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좋은 영화를 더 많은 관객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씨네보배 2기는 다시 뭉쳤다. 그렇게 ‘어디로든 상영회’가 탄생했다. ‘어디로든 상영회’는 씨네소파에서 직접 자금을 투자해 사업비를 마련했다.

‘어디로든 상영회’는 ‘관객이 영화를 보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뜻으로, 영화가 주는 의미와 감상을 통해 삶의 방향을 설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영회에는 관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된다.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적고 트리에 달면 감독의 사인이 담긴 엽서와 마스킹 테이프를 주는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영화 ‘진주의 진주’ 스틸컷. 씨네보배 제공

이번 상영회에서는 총 네 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진주의 진주’는 김록경 감독의 작품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돈보다도 소중한 가치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장소와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들어있다는 점이 관람포인트가 될 수 있다.

‘벗어날 탈 脫’은 서보형 감독의 작품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겨 있다. 구도나 색감과 같은 미장센이 특히 좋은 영화이기에, 한 컷 한 컷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묘미가 있다.

‘신림남녀’는 정지영 감독의 작품으로, 현실에 있을 법한 청춘의 고민과 현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성장 이야기를 그렸다. 매력 넘치는 주연들에 베테랑 조연들까지 합세해 관람 내내 웃고 우는 경험을 선사한다.

류형석 감독의 ‘그루잠’은 투병 생활 이후에 또다시 현실의 벽을 넘어야 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다큐이다. 영화 관람 시, 주인공 정석의 삶뿐만 아니라, 관객 본인의 삶 또한 되돌아보게 만든다.

상영과 더불어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영화 ‘진주의 진주’에서는 김록경 감독, 이지현 문선용 길도영 임호준 배우, ‘벗어날 탈 脫’에서는 서보형 감독, 임호준 배우, ‘그루잠’에서는 류형석 감독, 주인공 박정석 님과의 만남이 준비돼 있다. 영화 ‘신림남녀’는 씨네보배 2기와 함께 하는 ‘MOVIE TALK’를 진행한다. 각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디로든 상영회’는 오는 14일(토)부터 15일(일)까지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며, 관람료는 8000원이다. 예매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