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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알면 영화 보는 재미 더 쏠쏠해질 겁니다”

국제아카데미 19기 16주 차 강의- 정두환 부산CBS교향악단 지휘자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09-29 20:10:5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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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툰’ 등서 분위기 조성에 기여
- 예술과 친해지면 긴 행복감 느껴

“영화 쇼생크탈출의 명장면에 삽입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산들바람은 불어오는데’는 누구나 들으면 아실 거예요. 이탈리아어를 모르더라도 이 노래를 들은 쇼생크 교도소 안에 있던 모두는 자유를 느꼈죠. 예술은 감각으로 느낀다는 말을 증명해준 영화입니다.”

정두환 지휘자가 유명 영화의 배경음악이 가진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류민수 프리랜서
지난 28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19기 16주 차 강의에는 ‘문화유목민’ 정두환 지휘자가 연사로 나서 ‘사람을 사랑한 영화와 음악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정 지휘자는 자신을 문화유목민으로 칭한다. 음악은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는 그만의 철학이 밑바탕에 깔렸다. 2000년부터 매주 화요일 무료 시민 음악 아카데미를 열고 클래식을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또 부산C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이기도 하다.

이날 강연에서는 대중에게 알려진 영화 속 음악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베트남전을 소재로 만든 영화 ‘지옥의 묵시록’(1979)과 ‘플래툰’(1987)에 사용된 음악을 비교해 설명했다.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미군 헬기 부대가 평화로운 베트남 마을을 기관총으로 난사한다. 이 때 쓰인 음악이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다. 베트남전에 대한 적나라하고 충격적인 묘사가 영화 곳곳에 깔려있다. 이 영화는 그 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전쟁 영화에서 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 지휘자는 “발퀴레는 전장에서 영웅들이 죽으면 그들의 영혼을 선별해 데려오는 전쟁의 여신이고, 히틀러는 바그너의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했다. 이런 배경을 종합해보면 해당 곡을 영화 음악으로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광의 무자비한 집단학살의 참혹성과 추악함을 음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이에 비해 ‘플래툰’에선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주요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이다. 플래툰은 전쟁터의 살벌함을 고발하고 그 속에서 처절하게 부딪히는 인간의 본성을 통찰한다. 정 지휘자는 “이 영화를 만든 올리버 스톤 감독은 ‘전쟁의 가장 첫 피해는 순수성이 파괴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결국 순수성의 파괴는 한 사람의 영혼이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 것이다”고 표현했다.

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중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B단조 미완성’, ‘킹스 스피치’의 ‘베토벤 교향곡 제7번 A장조 op.92’, ‘아웃 오브 아프리카’ 중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대부3’ 중 ‘오페라 카벨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마스카니’ 등을 들려줬다. 영화음악을 알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지휘자는 “예술은 자기가 추구하는 삶이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이 만든 사자성어 ‘미친거지(美親巨智)’를 예로 들었다. 아름다움(예술)과 친하게 되면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예술을 알아야 긴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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