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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짙푸른 바닷속

거의 모든 것의 바다- 박수현 지음 /지성사 /1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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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수중사진가인 박수현 기자
- 2300회 뛰어든 바다서 포착한
- 바닷속 풍경·바다생물의 모습
- 사진과 글로 984페이지에 담아

“전화 안 받아? 또 어디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가 있나 보네.” “한동안 연락이 안 된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남극에 가 있었더군!” 박수현 기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서 들은 말이다.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자연스럽게 바닷속에서 수중사진을 찍고 있겠거니 생각한다는 것이다.
고래상어는 현존하는 어류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며 성격은 온순하다. 프리다이버가 고래상어와 함께 유영하고 있다. 저자 제공
수중사진가·해양사진가인 국제신문 박수현 기자가 ‘거의 모든 것의 바다’를 펴냈다. 스쿠버 다이빙으로 2300회 바닷속을 드나들며 만난 무수한 바다생물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아 바다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전하는 수중 탐사 기록이다. 바다생물 서식 환경, 바다가 지닌 신비함은 물론 바다가 처한 상황을 낱낱이 꼼꼼하게 들여다보았다.

저자는 우리나라 전 연안과 남극·북극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을 찾으며 바다에서 희망을 캐고 생명을 전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는 이 책을 펴낸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에게 바다 이야기를 전하는 메신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푸르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회색빛 바다에서 상처를 입을 때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바다로 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다가 나를 받아준다는 믿음과 바다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메신저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이번에 펴낸 ‘거의 모든 것의 바다’는 지금까지 바다와 함께했던 여정을 담은 방대한 기록이다. 어떻게 보면 바다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일 수도 있겠다.”

바다를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984쪽의 책도 묵직하다. 목차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저자가 저 넓고 깊은 바다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소개하려는지 마음을 따라가고 싶었다. 1부는 ‘바다, 그 경이로움의 세계’이다. ‘지구, 그리고 생명체의 탄생’ ‘바다의 크기’ ‘바다에 존재하는 소금’ ‘바닷물의 움직임’… . 바다를 처음 열어주는 소제목들을 이어서 읽으니 바다를 주제로 한 시가 된다. 2~5부는 바다생물을 분류해 소개했다. 그 종류는 방대하다. 바다를 대표하는 생물의 독특한 생태와 이름 유래는 흥미롭다. 물고기 말고도 드넓은 바다에 깃들어 사는 여러 바다생물에 관해 현장감 넘치는 사진을 곁들여 온갖 이야기를 펼친다. 생동감 넘치는 사진이 잇따라 나타나며 자꾸 시선을 빼앗는다. 각 주제를 보강하는 그림이나 자료도 제시했다.

글을 읽다가 사진을 보면 눈이 시원하고, 가슴까지 시원하다. 사진을 보다가 글을 읽으면 ‘바다’라는 큰 세계에 서서히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책에서 짙푸른 바닷물이 뚝뚝 떨어져 마음마저 물들어 버릴 것 같다. 저자는 본문을 이렇게 시작한다. “바다를 연상하면 넓고 푸르름,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떠올린다. 하지만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곳에는 산이 있고 언덕이 있고 절벽이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새가 노래하고 동식물이 생태계를 이루듯 바닷속은 산호초와 바다숲을 중심으로 해양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저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과학 저술가인 로버트 쿤직의 말도 소개한다. 로버트 쿤직은 말했다. “인류는 바다 밑의 어둠 중애서 100만분의 1 또는 10억분의 1 정도를 탐사했을 뿐이다. 아마도 그보다도 더 작을 것이다. 훨씬 더 작을 것이다.” 인간 중심 시각으로 구경하는 바다만 알던 터라 이 말에 새삼 공감하며 겸허해진다.

박수현 기자는 국제신문에서 사진기자이자 해양·수중 사진가로 활동하며 한국신문상 장보고대상 일경언론상 한국보도사진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현재는 마이스사업국장이다. 바다와 극지 관련 문화 콘텐츠 사업 개발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한다. ‘살아 숨 쉬는 부산 바다’ 등 바다와 관련한 책 14권을 냈고, 개인 사진전시회을 12회 열었다. 누군가 바다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불원천리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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