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5> 백자청화운룡문호

백자에 그려진 두 마리 청룡은 제왕 상징… 조선 왕실서 애호

  • 성현주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장
  •  |   입력 : 2022-06-19 19:15:16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의 달항아리 사랑이 이슈가 되어서일까. 최근 부쩍 백자 항아리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 순백자 항아리는 꾸밈 없이 순박한 아름다움에 볼수록 빠져 들게 된다. 반면 첫눈에 매료되는 것은 아무래도 화려하고 당당한 아름다움을 가진 청화백자 항아리이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청화운룡문호. 부산박물관 제공
청화안료는 회청, 회회청으로 불린다. 아라비아, 즉 회회국이 원산지였기 때문이다. 금보다 비싼 값에 중국을 통해 수입해 온 귀한 안료를 썼기에 조선 초 청화백자는 고위층만의 전유물이었다. 용준(龍樽), 즉 용이 그려진 큰 청화백자 항아리는 대표적인 왕실 도자기로, 혼례 등 크고 작은 잔치와 제사 장례 등 궁중 행사에 두루 사용되었다. 주로 술을 담거나 꽃을 꽂아 장식하였으므로 주준(酒樽)과 화준(花樽)으로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부산박물관 소장 백자청화운룡문호 또한 조선 왕실 의례에 사용되었던 용준이다. 전체적으로 키가 크고 어깨는 넓지만 아래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이다. 몸통에는 두 마리 용이 구름 속을 날아오르며 여의주를 움켜쥐려 하는 장면을 푸른 코발트 안료로 생동감 있게 그려 넣었다. 크게 부릅뜬 눈,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머리털과 수염, 4개의 발톱을 매처럼 편 채 여의주를 향해 쭉 뻗은 발, 한껏 뒤로 젖힌 목과 과장되게 꺾인 몸통 등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매우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대표적 상상의 동물인 용은 무궁무진한 조화 능력과 신비한 힘을 가진 상서로운 존재로서 오래전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또 위대한 존재를 용으로 비유하게 되면서 자연히 제왕의 상징이 되었다. 구름을 헤치고 승천하는 용의 모습은 가장 상서로운 것으로 여겨져 운룡문이 그려진 항아리를 조선 왕실에서 특히 애호했던 것 같다.

이 항아리는 조선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생산을 전담했던 경기도 광주의 관요인 사옹원 분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제작 시기는 18세기 영조 또는 정조 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조의 모친 혜경궁 홍씨의 회갑 축하 잔치의 모습을 그린 ‘봉수당진찬도 ’에는 붉은 복숭아꽃 가지를 꽂은 커다란 용준 2점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혹시 이 때 사용된 항아리였을까. 아니면 영조와 정순왕후의 혼례 잔치 자리에 꽃을 장식했던 항아리였을까. 50㎝에 못 미치는 높이, 항아리 아래쪽에 연꽃잎 문양 등을 그려 넣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술을 담는 주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잔치에서는 주인공과 세자 내외 이상 고위 왕족에게만 이 용준에서 떠낸 술을 올렸다고 한다.

부산박물관 미술실에 오면 언제든 이 위풍당당한 용문 항아리를 만날 수 있다. 승천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만사형통하시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대단지 동시다발 입주하자 부산진구 ‘매물 폭탄’ 비명
  2. 2근무복 입고 식당서 소주 한 병…부산교통공사 직원 2명 징계 의결
  3. 3그립습니다…영화의 숲에 뿌리 내린 ‘강수연 팽나무’
  4. 4부산록페 3년 만에 찾았는데…휴대폰·음향 먹통에 분통만
  5. 5영도캠핑장 개장 후 첫 예약부터 ‘삐그덕’… 캠핑객 분통
  6. 6근교산&그너머 <1300> 울산 무학산 둘레길
  7. 7조선업 호황에…친환경 해양플랜트 전시회 부산서 열린다
  8. 8다시 마주한 BIFF…3년 만에 ‘완전 정상화’ 개막
  9. 9월파 피해 큰 민락동 일대…대비책은 감감무소식
  10. 10윤 대통령 지지율 20%대 추락...응답자 70% "비속어 사과하라"
  1. 1윤 대통령 지지율 20%대 추락...응답자 70% "비속어 사과하라"
  2. 2부울경 5G 가입자는 ‘봉’…28㎓망 96% 수도권 편중
  3. 3도산사건 처리시간 부산이 서울의 2배…재판 불균형 해소를
  4. 4북한 또 탄도미사일 위협...한·미·일 연합훈련, 한반도 긴장↑
  5. 5부산 오페라하우스 업무협약 10개월, 수발신 공문 '전무'
  6. 6법원, 정진석 비대위 효력 인정 …‘이준석 가처분’ 기각
  7. 7북한 탄도미사일 섞어 쓰기 왜?..."한반도 전쟁 염두?"
  8. 8김두겸 울산시장 "그린벨트 해제해 기업 유치, 특혜 시비 감수할 터"
  9. 9고교생 만화 ‘윤석열차’ 놓고 정치권 공방 격화
  10. 10尹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국민안전 챙길 것"
  1. 1대단지 동시다발 입주하자 부산진구 ‘매물 폭탄’ 비명
  2. 2조선업 호황에…친환경 해양플랜트 전시회 부산서 열린다
  3. 3부산 전통시장 점포 절반은 온누리상품권 사용 불가
  4. 4에어부산, BTS 부산 콘서트 때 전세편 띄운다
  5. 5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 81.6% 달해
  6. 6‘국토부 정밀감사’ HUG 권형택 사장 사의 표명
  7. 7어민 10명 중 8명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절대 안된다”
  8. 8산업은행에 이어 부산시도 산업은행 부산 이전 지원단 출범
  9. 9부산 기업 10곳 중 9곳 “오픈이노베이션이 뭔가요?”
  10. 10빗썸앱 ‘원화 간편입금’ 넣은 베타 서비스 출시
  1. 1근무복 입고 식당서 소주 한 병…부산교통공사 직원 2명 징계 의결
  2. 2부산록페 3년 만에 찾았는데…휴대폰·음향 먹통에 분통만
  3. 3영도캠핑장 개장 후 첫 예약부터 ‘삐그덕’… 캠핑객 분통
  4. 4월파 피해 큰 민락동 일대…대비책은 감감무소식
  5. 5통역사 준비하고 환경 정비하고…부산시, 전세계 아미 맞이 ‘분주’
  6. 62030부산엑스포, 부산-서울 손 잡았다
  7. 7재산상속 갈등 빚던 친누나 살해한 50대 남동생 체포
  8. 8“부울경 더 강력한 특별연합 형태로 메가시티 결성을”
  9. 9한전 역대 최대 적자에도 직원들 '법카'로 '오마카세' 사먹어
  10. 10양산문화재단 출범 지연 왜?
  1. 1최나연 “사랑하지만 미웠던 골프 그만하려 한다”
  2. 2철벽방패 김민재, 무적무패 나폴리
  3. 3AL 한 시즌 최다 62호 쾅…저지 ‘클린 홈런왕’ 새 역사
  4. 4제103회 전국체육대회 7일 울산에서 팡파르
  5. 5거포 가뭄 한국, 홈런 펑펑 미·일 부럽기만 하네
  6. 6권순우, 세계 23위 꺾고 일본오픈 16강
  7. 7필라델피아 막차 합류…MLB 가을야구 12개팀 확정
  8. 8처량한 벤치 신세 호날두, 내년 1월엔 맨유 떠나나
  9. 9김수지 ‘3주 연속 우승’ 도전…상금 1위까지 두 토끼 잡는다
  10. 10이대호 고군분투했지만…가을의 기적은 없었다
우리은행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풀어야 할 과제는
최원준의 음식 사람
백두대간 송이버섯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예술로 승화시킨 동물의 세계…라이온킹, 이유있는 1억 관객몰이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유불선 사상 아우른 ‘열자’ 外
관용 가치 입힌 독서와 토론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진짜’ 놀이터
청력 잃고 겪게 된 차별의 벽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도, 넘치는 날 /김용태
가로등 /전용신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수리남’의 하정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공조2: 인터내셔날’의 현빈
‘비상선언’ 이병헌·송강호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안성기를 기다리며
한국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가는 ‘헤어질 결심’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치솟는 영화 표값 타당한가
'군함도 감독판' 길이가 아닌 완성도 높은 감독판을 허하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0월 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0월 5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힙합 시대의 뮤지컬 ‘해밀턴 Hamilton‘
미역수염 첫 번째 정규앨범 ‘Bombora’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0월 6일(음력 9월 11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0월 5일(음력 9월 10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6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산속 가을비 풍경을 시로 읊은 유희경
최익현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쓴 글
  • 2022골프대회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