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 곡 난도 높아 … 국내 세번째 무대
- 伊 호평받는 소프라노 주연 맡아

고도의 기교와 넒은 음역대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벨리니의 오페라 작품을 지역에서 만날 기회가 마련됐다. 부산문화회관이 주최하고 솔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콘서트 오페라 ‘청교도(I Puritani)’가 다음 달 10일 오후 7시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벨레니의 마지막 오페라 ‘청교도’의 여주인공 엘비라가 노래하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이 작품은 워낙 소화하기 어려운 고난도의 곡과 고음이 많아 자주 공연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1996년 국립오페라단이 최초로 소개했고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만나게 되는 오페라로 해외에서도 드물게 공연된다. 이 작품이 쓰인 19세기 초반 오페라의 유행 중 하나가 소프라노가 실성한 채 노래하는 소위 ‘광란의 장면’을 포함시킨 것인데 이 작품도 그렇다. 람메르무어의 오페라 ‘루치아’나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 처럼 소프라노에게 초절기교의 실력과 광증을 표현해야 하는 연기력을 함께 요구하는 것이다. 아르투로 역의 테너도 하이F를 소화할 수 있는 레제로 테너여야 하고, 바리톤 리카르도, 베이스 조르지오까지 모두 테크닉과 연기력이 다 필요하다.

기품 있고 아름다운 선율로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으로 불리는 벨리니의 마지막 작품인 ‘청교도’는 청교도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가미했다. 17세기 영국 왕당파와 청교도가 지지하는 의회파의 대립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청교도 요새 성주의 딸 엘비라와 왕당파 기사 아르투로의 사랑, 청교도 장교 리카르도의 이들에 대한 질투, 이들의 사랑과 질투 모든 것을 지켜보는 엘비라의 숙부 조르지오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1막의 주요 아리아는 벨칸토 테너의 매력을 최대로 보여주는 ‘사랑하는 이여, 그대에게 사랑을’(A Te O Cara, Amor Talora)로 아르투로가 엘비라를 찬양하면서 부르는 곡이다. 테너의 고음과 후반부에 소프라노와 베이스가 소리를 더해 합창이 더해진다. 2막에선 엘비라의 광란의 아리아 ‘여기서 그의 목소리가’(Qui La Voce Sua Soave)가 펼쳐진다. 연인 아르투로가 다른 여인과 도망갔다는 사실에 정신을 놓은 엘비라가 리카르도를 아르투로로 착각해 리카르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가슴 아픈 신이다. 소프라노의 섬세한 음의 조절이 돋보인다.

무대장치나 의상이 없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콘서트 오페라는 오히려 아리아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평도 많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오페라 가수들의 목소리로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작품은 이탈리아 모데나꼬무날레 극장의 2017년 작품으로 지휘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국립극장의 오페라 감독인 마르셀로 모타델리가 맡는다. 연출은 프란체스코 에스포지토가 하고, 엘비라 역의 소프라노 데지레 란카토레를 비롯한 모든 출연진이 외국 성악가다. 데지레 란카토레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벨칸토 레퍼토리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 연주는 프라임오케스트라, 합창은 위너오페라합창단이 맡았다. 관람료 3만~7만 원.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