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의 동화를 묶은 모음집 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날아라 꿈꾸미’다. 7년간 땅속에 있다가 탈피를 거쳐 매미로 날아오른 꿈꾸미는 오랜 시간 땅속에서 보낸 고생을 놀며 쉬며 보상받고 싶어한다. 꿈 발표 대회를 준비하는 어린 매미들에게 어떤 꿈이 있냐 물을 때도 “꼭 꿈이 있어야 되는 거냐, 그냥 재밌게 놀면 되지”라며 심드렁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마라톤에 도전하는 지우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변하게 된다. 저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뭘 위해 도전하고 고생하는 건지 조금씩 궁금해 지는 거다. 지우가 마라톤 대회 출발점에 서던 날, 꿈꾸미도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친다.
매미 꿈꾸미가 멋져 보이는 건 도전하기 때문이 아니다. 남들이 다 꿈이 중요하다, 어떤 꿈을 가졌나 물을 때 자신만의 대답을 할 수 있어서 멋지다. 그리고 마음이 정해졌을 때 그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용기가 멋있다.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사회는 너의 꿈이 무엇이고, 그걸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며 다그치듯 묻는다. 하지만 꿈이 없을 수도 있고 아직 답을 못 찾은 이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너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기다려주는 배려가 보여서 더욱 눈길이 갔다. 이야기의 끝은 꿈꾸미와 지우 모두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일에 스스로를 온전히 내던지는 진실됨과 간절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어른들은 마치 ‘어제 잘 잤어?’하는 가벼운 안부처럼 아이들에게 너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곤 한다. 정말 그 아이의 꿈이 궁금하다면 평소 아이의 관심사와 연결해서 질문을 하거나 “너는 이런저런 일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잘 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 같던데 그 일이 재미있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는 정도의 지속적인 관찰 관심 정성이 필요하다. 그런 진심 없이 안부처럼 묻는 장래희망 질문은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