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와 공통 인프라 등 활용
- 명분 외 경제적 효과 필요해”
- 市 문화·관광업무 연계 지적도

지난 2일 부산 중구 동광동 한성1918에서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 주최로 ‘문화안전망으로서의 부산지역 문화공간’에 관한 시민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앞서 센터는 지역의 대표 예술 창작공간 9곳의 사회적 효과성을 분석했는데(국제신문 지난 3월 1일 자 13면 보도), 토론자들은 그 내용을 토대로 지역의 문화 다양성을 지킬 최후의 보루인 창작공간을 지킬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일 부산 중구 한성1918에서 ‘문화안전망으로서의 부산 문화공간’에 관한 포럼이 열리고 있다.

이날 토론자들은 지역 예술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숙 스페이스움 대표는 “10년간 410회 음악회에서 2000명의 연주자가 2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민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공적 역할을 했지만, 관(官)의 지원은 미미하다. 앵커 스토어를 새롭게 만들 게 아니라 작지만 다양한 기존 문화 공간이 지역 예술의 아지트가 되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 방청객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예술인을 긴급 지원한다는 기사의 댓글을 봤는데, 비난 글이 많았다”며 “문화예술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일반 시민과 예술계 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예술 공간의 경제 효과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문화재단 조정윤 정책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되돌아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역 창작 공간 간 교류 소통이 발전 방안으로 제시됐다. 김 대표는 “지역 예술 공간 대표들과 연대해 공통 인프라를 갖고 홍보도 함께 해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이런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명분만으로 한계가 있고, 경제적 효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택 김해문화재단 문화진흥팀 차장은 “부울경 통합 행사로 예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김해문화재단과 홍티아트센터는 입주작가 간 교류를 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정면 또따또가 운영지원센터장은 “지역별로 예술가 창작 지원 공간이 생긴 이후 기능이 추가되면서 차별성이 사라졌다”며 “도시별 창작 공간마다 다른 운영 방법과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을 확보해야 지속 가능성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김두진 부산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은 “창작 공간별로 다른 목표와 기대를 갖고 있다. 각기 다른 운영 주체의 기호를 고려, 지역 예술 창작 공간을 재구조화해 역할을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광과 문화를 접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한 방청객은 “전주문화재단 등을 중심으로 관광과 문화를 접목했다. 부산시는 문화 예술과 관광 분야 업무가 나눠져 시너지가 적다. 부서간 업무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관광과 문화 영역 간 헤게모니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부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도 “각 공간과 여행사가 연계해 지역의 골목 예술가를 소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는 “문화가 관광에 상상력을 주고 관광이 문화에 지속성을 줄 수 있다. 향후 이런 부분을 연구 과제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