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신문 속 만평 한 칸의 힘…시사만화 20년史

인간, 사회 그리고 시대를 그리다 - 최승호/민중의 소리/2만5000원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0-11-26 19:54:24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전국시사만화협회 창립 20주년
- 한컷 만화로 세태 날카롭게 풍자
- 2008~2019년 우수작품들 수록
- 신문 쇠락에 정체성 고민도 담아

글의 종류를 막론하고 잘 쓴 글은 독자에게 울림과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러기 위해선 독자가 우선 글을 정독하는 수고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시사만화는 여기에 비주얼이 더해주는 감동과 충격까지 안겨줘야 한다.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서 맞닥뜨린 가슴아픈 현실,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 등을 한 컷에 함축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눈에 마음을 뺏겼다거나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온다거나 정곡을 찌른다는 말이 가장 큰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2017년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수상한 경남도민일보 서동진 화백의 작품(왼쪽)은 격무에 시달리는 우체부를 영화 ‘E.T’ 패러디로 표현했다. 지난해 시사만화상은 국제신문 서상균 화백이 유니클로의 위안부 조롱 광고를 이용한 작품(오른쪽)으로 수상했다.
전국시사만화협회 창립 20주년을 맞아 협회가 그간 걸어온 길을 기록했다. 작가는 발간사에서 “협회와 회원 작가들이 인간 사회를, 그리고 시대정신을 그리기 위해 무소의 뿔처럼 달려온 기록이자 한국시사만화의 역사서”라고 표현했다. 전국시사만화협회는 2000년 1월 전국의 주요 일간지, 시사주간지, 인터넷 신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젊은 시사만화가 20명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초창기 이름은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였지만 2006년 전국시사만화협회로 이름을 변경했다. 협회로 이름붙인 이유는 학계와 비평가, 아마추어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시사만화의 발전을 꾀하려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2008년 협회는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제정해 그 해의 시사만화 중 가장 눈에 띄고 사회상을 잘 반영하며 주제가 명확한 작품을 시상하기 시작했다. 책에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작과 우수작품상을 만날 수 있다. 2014년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은 촛불을 켜고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를 건져 올리는 만평으로 보는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물 속에 주저앉은 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다. 2017년 경남도민일보의 서동진 화백은 영화 ‘E.T’의 하이라이트인 달을 배경으로 E.T가 자전거를 타고 날아오르는 장면을 패러디해 “별 보고 출근, 달 보고 퇴근… 1년 2888시간 노동지옥”이라며 장시간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부를 그렸다.

지난해 본지 서상균 화백은 대표적 일본기업인 유니클로의 위안부 조롱 광고를 패러디해 여전히 제국주의적 침략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일본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맙소사! 천년 만년 기억해야지”라며 일본의 후안무치함을 꼬집었다. 책에선 시사만화의 작품성과 더불어 좁아지는 입지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밝히고 있다. 하종원(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교수는 “1997년만 해도 전국의 일간지에는 한 칸 만평이나 네 칸 만화가 다 있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2009년에는 한 칸 만평이 절반으로 줄었고 네 칸 만화는 전국지 2곳, 지역지도 소수만 남았다. 2020년 현재 네 칸 만화는 경향신문에만 있고 지역지도 극히 일부만 싣는다”며 종이신문의 내리막과 공동운명체임을 설명하고 있다. 하 교수는 그렇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사만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시사만화가가 신문사에 속해 있지만 양식과 양심을 가진 작가이자 예술가로서 사회에 대한 일종의 옴부즈맨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응원한다.

지면 속 만화 한 칸이 가지는 힘과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민 52% “버스 안 탄다”…가장 큰 불만 ‘긴 배차 간격’
  2. 2그 장면 그 소리들 기억하세요? 색다른 방식으로 영화 추억하다
  3. 3김영춘 “朴 행정경험 없다” 인터뷰에 박형준 “명백한 허위사실 엄중 경고”
  4. 4“신성장산업 유치해 내실 있는 메가시티 육성을”
  5. 5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 ‘인디그라운드’ 온라인 오픈
  6. 6거창창포원,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 됐다
  7. 7아이파크 박민규 임대영입, 수비력 강화
  8. 8삼성도 특검도 재상고 포기…이재용 징역 2년6월형 확정
  9. 9뇌동맥류, 혈관파열 전 수술 땐 95% 이상 호전
  10. 10진보진영 또 도덕성 타격…‘정의당 쇼크’ 집단탈당 우려
  1. 1김영춘 “朴 행정경험 없다” 인터뷰에 박형준 “명백한 허위사실 엄중 경고”
  2. 2야당 일부 예비후보 ‘송곳 질문’에 진땀…경선룰 쓴소리도
  3. 3야당 “박범계 까도 까도 비리” 여당 “결격사유 없다”
  4. 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내년 대선 가늠자 될 보선…여야 ‘PK민심 쟁탈전’ 가열
  5. 5진보진영 또 도덕성 타격…‘정의당 쇼크’ 집단탈당 우려
  6. 6시장 보선 기선잡기…여야 ‘가덕신공항戰’ 재점화
  7. 7이언주·이진복 “朴 무고 교사” 의혹 제기…박형준 “터무니없는 말”
  8. 8“누구도 안심 못해” 야당 경선 컷오프 주목
  9. 9김영춘-박인영 야당 협공 연대…여당 원팀 전략 위력 발휘할까
  10. 10정의당 김종철 대표, 성추행으로 전격 사퇴
  1. 1작년 증시 활황 타고 유상증자 60% 늘어
  2. 2“지구온난화 영향, 2100년 한국 해역 해수면 73㎝ 상승”
  3. 3기관·외국인 쌍끌이 코스피 종가 3200도 뚫었다
  4. 4예산 부족한데…정부 ‘낚시산업 선진화’ 실행 의문
  5. 5코로나 탓 컨 물동량 희비…부산항 줄고 인천항 늘고
  6. 6부산항 해운항만업계 49.7% “경영실적 악화”
  7. 7주가지수- 2021년 1월 25일
  8. 8부산은행 새해 정기예금 특판
  9. 9라임펀드 분쟁조정 기업·부산은행 포함될 듯
  10. 10건강가전 강화하는 캐리어에어컨, 안마의자 출시
  1. 1거창창포원,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 됐다
  2. 2부산시민 52% “버스 안 탄다”…가장 큰 불만 ‘긴 배차 간격’
  3. 3삼성도 특검도 재상고 포기…이재용 징역 2년6월형 확정
  4. 4지역대'업' 총장에 듣는다 <2> 부경대학교 장영수 총장
  5. 5부산 원자력 의과학 인프라 풍부…방사선 치료·연구 특화
  6. 6‘고성 보건소장 생일행사’ 행안부 감사
  7. 7[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98> 배달과 박달 : 밝게 살자
  8. 8공사 중단 양산 다인로얄(4·5차 505세대, 물금 주상복합건물) 허가 전격 취소
  9. 9경남교육청, 노후 학교 71개 건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리모델링
  10. 10남해군, 노량~지족마을 해안 자전거길 조성 추진
  1. 1아이파크 박민규 임대영입, 수비력 강화
  2. 2전인지 4위…1년3개월 만에 최고 성적
  3. 3이대호·롯데 FA 평행선…4번 타자 재계약 소식은 언제
  4. 4김시우 PGA 통산 3승 ‘번쩍’…3년 8개월 기다림 끝났다
  5. 5신세계그룹, SK 와이번스 인수 추진
  6. 6‘인민날두’ 안병준 아이파크 이적…최전방 화력 보강
  7. 7이재성·백승호 맞대결…킬, 다름슈타트 2-0 승리
  8. 8MLB ‘진짜 홈런왕’ 행크 에런, 하늘로 떠나다
  9. 9아, 1분!…잘 나가던 kt 연승행진 일단 멈춤
  10. 10유럽 무대 첫 멀티 골 황의조, 양팀 중 ‘최고 평점 8.8’
삼국유사와 21세기 한국학
민중의 이야기 씻김굿
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전쟁의 상처를 달래준 노래 ‘마음의 자유천지’
새 책 [전체보기]
제로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소일 지음) 外
야, 너두 할 수 있어(김민철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역사 품은 누정 35곳을 누비다
드론의 시선으로 그린 동궐도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겨울’-전영근 作
‘Migrants’ - 손봉채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별을 닦는 나무 /주광식
꽃 풍등 /이정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
종영 ‘산후조리원’의 엄지원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실명 딴 영화 ‘차인표’ 화제
‘젊은이의 양지’ 신수원 감독
이원 기자의 클래식 人 a view [전체보기]
피아니스트 랑랑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울고 싶은 영화·가요계, 웃고 있는 방송계
실망스러운 나눠주기식 연말시상식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생물학적 성별 집착하는 사회 꼬집어
그 시절 녹여낸 홍콩 감성, ‘왕가위’식 스타일 전환점
현장 톡·톡 [전체보기]
서로 의지함이 곧 삶이더라…별이 된 연극인의 마지막 메시지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9월 29일
묘수풀이 - 2020년 9월 28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1월 2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1월 25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1년 1월 26일(음력 12월 14일)
오늘의 운세- 2021년 1월 25일(음력 12월 13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안 싸우면 다행이야’의 티키타카 재미와 감동
부산 인물 이야기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愼終若始
潔者有不潔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운수행각하며 만행한 괄허 선사 ‘운수승의 노래’
코로나로 결혼 미루는 지금 생각난 결혼풍속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