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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권의 문화 동행 <2> 예술가의 코로나 대처법-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

랜선으로… 야외로… 그의 연극은 무대 밖에서 살아있었다

  • 국제신문
  •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0-11-24 19:33:56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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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거리두기로 생존 위기
- 출연자·관객 모두 최소화로
- 공공극장 폐쇄없이 공연 성공

- 극단 해풍 유튜브 채널 만들고
- ‘감동진 연극제’도 탄생 시켜
- ‘구포1919’ 등 공연 4편 선봬

- “죽기 전까지 시민극단 10개와
- 청소년극단 꼭 만들고 싶어”

기자=극단 해풍은 올해 연극 몇 편을 제작·공연했나?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4편이다.

기자=꽤 많다. 이 코로나 시대에….

이상우=그 와중에 부산 최초 연극 온라인 생중계 공연을 성사시키고 작은 연극제도 시작했다.

기자=코로나19로 예술활동이 얼어붙고 예술현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근데 해풍은 활동이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 같다. 이상우=무척 힘들다. 하지만 가만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자=다른 비결은 없나?

이상우=부산 북구문화예술회관(북구문화빙상센터)의 공연장 상주단체로 활동 중인데, 그 장점과 혜택을 활용할 수 있었다.

예술가의 코로나19 대처법을 알아보고자 취재에 나섰다. 부산 북구에 자리한 극단 해풍의 사례에 주목했다. 해풍의 활동 궤적에서 ‘수비’만이 능사는 아니란 신호가 잡혔다. 두 가지 특징이 보였다. ▷가만있지 않고 거듭 새 방향 모색하기 ▷주변 자원을 활용하고 파트너와 협력(설득 포함)하기.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가 연극 ‘구포 1919’의 무대이기도 한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연극인으로서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해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첫 연극 온라인 생중계

극단 해풍 이상우(49) 대표는 시민·어린이 극단 활동 지원과 연극을 활용한 예술교육을 열심히 한다. 연극을 사랑하는 시민, 공연장에 연극 보러 오는 시민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극단 아프로디테’는 극단 해풍 단원, 시민극단 몸투레 단원, 사회인, 프리랜서 배우 등으로 이뤄진, ‘아마추어+프로’의 합작 극단이다. 이 대표가 시민극단 지원 활동을 펴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간절히 연극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죠. 아프로디테의 작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연출 이상우)를 올해 2월 28~29일 부산 북구창조문화활력센터 극장에서 공연하려고 의기투합해 열심히 준비했죠. 제작비도 단원들이 보탤 만큼 열정이 넘쳤습니다.”(이 대표) 공연 일주일 전, 북구창조문화활력센터를 ‘폐쇄’한다는 당국의 통지가 왔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날벼락이었다. 이 센터는 북구가 운영권을 가진 공공시설로 분류된다. 야속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연극 ‘진심’ 공연을 앞두고 극장 좌석에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그는 가만있지 않았다.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해풍 유튜브 채널(부산연극TV)을 열었다. 만들고 난 후 구독자 1000명이 넘어야 온라인 생중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네방네 사발통문을 돌려 구독을 호소했다. 안 될 줄 알았는데, 사나흘 만에 구독자 1000명을 돌파했다(이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장벽은 또 있었다. 유튜브 쪽에서 ‘구독자 1000명 달성’을 승인해줘야 하는데 그 과정이 길게는 한 달 걸린다고 했다. 공연은 코앞…. 또 수소문하니, 앱을 활용해 스트리밍하는 방법이 튀어나왔다. 그렇게 아프로디테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2월 28~29일 부산 첫 온라인 공연에 성공했다.

그는 가만있지 않았다. “최근 부산문화재단의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아트체인지업’ 공모에 선정돼 유튜브 ‘부산연극TV’ 채널을 부산 연극계를 위한 홍보 플랫폼으로 키울 발판을 마련했다”고 그는 말했다.

■손잡으면 벽 넘을 수 있을까

지난달 24일 부산 북구문화예술회관 야외마당에서 열린 제1회 감동진 연극제에서 시민극단 감동진이 ‘구포역 로맨스 1970’을 공연하고 있다. 극단 해풍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무기력해졌다.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해풍이 활용하는 북구문화예술회관과 창조문화활력센터도 ‘공공 극장’이어서 더 막막했다. 민간 극장과 처지가 좀 달랐다. 관이 ‘폐쇄’하면, 길이 없었다.

해풍의 ‘구포 1919’(극작·연출 이상우)는 그 유명한 1919년 구포 3·1 만세운동을 그린 연극이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공연 지원사업에 북구문화예술회관이 응모해 선정되면서 ‘구포 1919’를 북구문화예술회관 극장(340석)에서 5회 공연하기로 일찌감치 정해둔 터였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실내 50인 이상 집합 금지’ 상황이 됐다. 공연을 안 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었지만, 공모사업이다 보니 북구문화예술회관도, 해풍도 걸려 있는 일이 너무 많고 복잡했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뜻밖의 반전이 일어난다.

“북구문화예술회관이 ‘철저히 방역을 완수하면서 공연은 어떻게든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결정하더군요.” 이 방침으로 가능성이 실낱같이 열렸다. 그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원래 44명인 출연배우를 30명으로 줄였다. 관객은 회당 19명으로 제한했다. 공연을 녹화해 북구 유튜브 채널 등으로 트는 계획도 잡았다. “그렇게 올해 9월 17~20일 ‘구포 1919’ 총 5회 공연을 끝냈습니다. 관객 평도 받았죠.”

해풍은 북구문화예술회관의 공연장 상주단체로 2년째 활동 중이다. 상주단체로 선정되면 공연장 사용료가 면제돼 더 좋은 작품을 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사무공간·연습장을 지원받으며 주어진 예산으로 어린이·시민극단 운영 등 지역밀착형 예술사업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나 공공극장 측과 협력하고, 서로 이해하는 법을 익힐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 ‘구포 1919’ 공연을 결국 성사시키면서 파트너(이 경우는 북구문화예술회관과 북구)가 적극적인 태도로 변할 때 새 국면이 열린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협력했다.

■북구 청소년극단 만들고 싶다

‘파트너’는 실제로 새로운 국면을 열어줬다. ‘구포 1919’공연 직후 해풍은 ‘진심’(극작·연출 이상우)을 초연하기로 돼 있었다. 부산의 독립지사이자 의열단원 박재혁을 그린 기대작이었다. 공연 예정일은 올해 9월 24~27일. “이번엔 부산시가 행정명령으로 강력한 공연 불가 방침을 통보해오더군요.” 그때는 민간극장의 경우 방역지침을 지키며 공연을 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공’에 관해선 부산시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때 북구문화예술회관과 북구가 저희를 도왔습니다. 담당자가 시에 갔다 오고 하더니 ‘지금 상황이면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50인 이하 집합 조건으로 공연을 추진할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진심’은 무사히 초연을 마쳤다.

이제 해풍은 ‘老(노)미오와 줄리엣’(극작 연출 이상우) 공연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이 공연은 그냥 비대면으로 할까 했다”고 말했다.

그때 퍼뜩 든 생각이 야외공연이었다. 이 대표가 주도해 3년 전 만든 시민극단 감동진의 ‘구포역 로맨스 1970’과 ‘老미오와 줄리엣’을 출품작으로 제1회 감동진 연극제를 만들어 지난 10월 24~25일 북구문화예술회관 야외마당(관객 100인 이하 제한 및 철저 방역)에서 매일 각각 2회씩 공연했다. 이 시국에 연극제가 탄생했다.

이 대표는 “감동진 연극제가 호응이 좋아 힘이 많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대면 예술인 연극은 수천 년 동안 숱한 위기를 넘겼다. 코로나19도 결국 극복할 것이다. 그때가 오면 북구 주민과 더 신나게 연극을 하려고 지금 준비 중이다. 죽기 전까지 시민극단 10개는 만들고 싶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극단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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