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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면서 합법인 음원…혁신으로 애플 눌렀다

스포티파이 플레이- 스벤 칼손·요나스 레이욘휘부드 지음 /비즈니스북스 /1만8000원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20-11-19 19:52:1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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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스타트업인 스포티파이
- 콘텐츠 구매 뒤 광고 붙여 공유
- 취향 플레이리스트 등도 개발
- 전 세계 스트리밍 플랫폼 석권
- 언론인들이 성공 발자취 기록

스포티파이. 자국 음원 플랫폼들이 성업하는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스포티파이로 통한다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니다. 92개국에서 이용자가 3억 명에 달하고, 시가총액은 자그마치 60조 원, 브랜드가치는 84억 달러에 이른다.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다니엘 에크(오른쪽)와 마르틴 로렌슨이 함께 찍은 사진.
스웨덴 남쪽 도시 록스베드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시작한 작은 IT 스타트업이 단 10년 만에 애플과 아마존을 누르고 음원 플랫폼 시장을 휩쓴 과정이 책 ‘스포티파이 플레이’에 담겼다. 저자인 스벤 칼손과 요나스 레이욘휘부드는 스웨덴의 경제 저널리스트로, 방대한 분량의 기업 내부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해 스포티파이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스포티파이가 출범하던 시기 스웨덴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문화 콘텐츠의 불법 다운로드로 몸살을 앓았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문화적 욕구에 비해 그 값을 치르는 데 익숙지 않았던 소비자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IT기술을 이용해 콘텐츠를 무단으로 향유했다. 개발자 다이넬 에크와 기업가 마르틴 로렌손이 의기투합한 명분은 간단했다. 누구나 음악을 무료로, 그러나 합법적으로 듣게 하겠다는 것. 모순으로 들리지만 이 단계를 거쳐야 예술가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는 시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술과 인맥, 아이디어는 젊은 천재 에크가 가지고 있었다. 이미 큰 부를 일군 스타트업의 신화 로렌손이 에크의 비전을 알아봤고 스포티파이가 시작됐다. 이들의 기술적 모토는 단 하나였다. ‘0.2초만에 플레이 되게 하라’. 애플의 유료 다운로드 방식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클릭과 동시에 음악이 흘러나오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자 스포티파이의 철학을 반영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음반회사와 만나기 시작했다.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스포티파이가 정당한 저작권료를 치르고 음악을 사 간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소비자에게 무료(광고 청취 조건)로 나눠준다는 발상 자체가 위협적이었다. 스티브 잡스 등 업계 라이벌의 비난은 맹렬했다. 유명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철수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가입자 3억 명을 자랑하는 지금도 이 실험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콘텐츠를 유료로 사고 무료로 풀면서 돈을 번다는 건 이상주의에 가까워서 스포티파이는 아직 적자기업이다.

스포티파이가 대단한 점은 이 실험을 완전히 관철할 방법을 찾아내며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것이다. 가입자가 이만큼 늘면 슬그머니 유료전환을 시도할 만도 한데 이들은 초기 모델을 고수한다. 음악 큐레이션, 신예 아티스트 발굴,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한 플레이스트 등 전 세계 플랫폼이 차용하는 서비스의 상당수는 스포티파이에서 비롯됐다. 이런 시도가 더 많은 가입자를 부르고 다양한 수익모델의 바탕이 된다고 믿으며 전진한다.

스타트업의 성공기라기보다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설이 유력한 지금 이 기업에 관한 호기심을 채워줄 만한 책이다. 혁신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혁신의 진짜 의미를 곱씹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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