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연예계는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의 1위 뉴스로 들끓었다. 이번 1위의 의미는 좀 더 다르게 다가온다.

세계적인 경제 매체 ‘포브스’가 “이번 BTS의 성과는 서구권 팬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한 것처럼 이들의 음악은 초연결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크나큰 메시지를 던진다. 포인트는 BTS가 전달하는 치유와 희망 메시지에 있다.

BTS는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그룹이 아니다. 데뷔 후 2년간 그룹명은 수많은 패러디의 단골 소재가 됐고 제작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곱 명 소년은 K-팝을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무료 공연을 하면서 세계 진출 꿈을 차근차근 키웠다.

그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그들만의 ‘판타지’를 채워갔다. 칼 융이 주장한 개성화(Individuation) 과정을 통해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을 거쳐 잠재력과 가능성을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시켜 결국 코리안 판타지를 이뤘다. 그동안 외면받은 LGBTQ (성 소수자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뜻함)층의 지지와 응원을 끌어냈고, 팬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이들의 행보는 ‘BTS 팬덤’에서 시작해 한국이란 나라를 알리고, 한국을 알고 싶게 했으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전 세계 팬의 판타지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들이 TV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스타가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OTT(인터넷으로 다양한 TV 콘텐츠를 제공) 시대에 더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유튜브와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만나는 BTS는 수용자와 소통하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너 자신에 대해 말하라” “침묵하지 말고 맞서라” “그리고 오늘도 너를 사랑하라”고 끊임없이 말했던 소년들은 ‘다이너마이트’에서 노래한다. “너는 다이아몬드란다. 이 세상 무엇보다 밝고 찬란하게 빛나는….”

팬데믹 시대의 불안에 지친 모두를 끌어안는 그들만의 메시지는 세계를 잇고, 팬을 넘어 전 세계인의 귀와 가슴에 흐른다. 전통적인 TV의 종말을 고하는 시대 흐름을 타고 등장한 BTS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치유의 판타지를 선물하고 있다.

동명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