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영화제 온라인 개최 전환
- 하반기 대형행사 축소·취소 전망
- 부산국제영화제 연일 대책회의
- 비엔날레 관람객 제한·VR 전시

부산시가 20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하반기 국제행사도 취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50일도 남지 않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다음 달 개막할 부산비엔날레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방역이 강화되면 공공문화시설 운영 중단은 물론 대형 이벤트 개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 전경.

■부산단편영화제, 온라인 개최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운영위원회는 오는 27~31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기로 했던 BISFF를 온라인 영화제로 긴급 전환한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시가 21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함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영화의전당을 포함한 공공문화시설이 폐쇄되는데 따른 조치다. 지난 4월 개최하기로 했던 BISFF를 한 차례 연기했기에 더 미루기는 어려워 ‘온라인 영화제 전환’ 결정을 내렸다.

BISFF 차민철 운영위원장은 “온라인 영화제를 진행하면 상영 편수가 줄 수도 있지만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출품작 감독들에게 온라인 상영에 관한 허락을 구하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과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전당을 주상영관으로 활용하는 BIFF(10월 7~16일 예정) 역시 고민이 크다. 개막일이 50일가량 남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영화의전당 폐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 중구와 영도구도 오는 10월 열릴 예정이었던 보수동책방골목문화축제와 영도다리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영화의전당 대신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지만 장담할 수 없다. 영화의전당이 지닌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전염병 확산 사태를 더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BIFF 측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16일부터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워낙 큰 규모의 국제행사다 보니 연기나 취소도 간단하게 결정하기 어렵다. 사회적 거리두기 각 단계에 따라 펼쳐질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부산비엔날레는 VR 전시 도입

동남권 최대 시각예술 축제인 2020 부산비엔날레(9월 5일~ 11월 8일)는 계획대로 치러질 예정이다. 대신 관람객을 제한하고 가상현실(VR) 전시를 도입한다.

비엔날레 출품작은 영도·중구 등 지역 곳곳에 전시되지만, 출품작 80%는 공공문화시설인 부산현대미술관에 몰려있다. 공공문화시설이 문 닫는 상황이 이어지면 현장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게 불가능하다. 작품을 야외로 옮겨 전시할 수도 없다. 모두 전시 공간에 맞춰서 제작된 작품으로 장소를 바꾸면 의미나 가치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작가들과 설치 기간 등을 명시한 계약도 끝나 전시를 연장하거나 미루기도 불가능하다.

조직위 측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모든 작품을 VR로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작품 설치가 끝난 후 영상을 촬영해 다음 달 중순 즈음 ‘VR전시장’(가칭)을 공개한다. 개막식은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하고 전체 관람권에 대해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다. 1일 2000명으로 잡았던 입장객 숫자도 절반가량 줄일 예정이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이상섭 사무처장은 “전체 작품 220점 중 영상 작품이 30%를 차지한다. VR전시를 함께 활용해 비대면으로도 어느 정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김민정 권용휘 기자 min55@kookje.co.kr

◇ 부산 예정된 축제 및 행사 이름 일정 주요 공간 부산국제 단편영화제 8월 27~31일 영화의전당 부산마루 국제음악제 8월 28일 ~ 9월 28일 (변경 예정) 부산문화회관, 국립부산국악원 등 2020  부산비엔날레 9월 5일 ~ 11월 8일 부산 현대미술관 부산 국제코미디 페스티벌 9월 11일 개막(기간 미정) 영화의전당·KNN 씨어터 부산 국제영화제 10월 7~16일 영화의전당